2025/02 5

한국인들이 가난해서 나물을 즐겼다? 문득 다른 생각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를테면 유럽에서 가난한 노동자의 식사라 하면 딱딱한 빵과 삶은 감자, 그리고 물이 고작일 것이다. 조금 먹고 살 만하면 스프 정도를 곁들일 수 있을 테지만 그 이상의 다른 무언가가 추가되는 경우란 아무 특별한 의미를 가진 날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면 똑같이 쌀로 밥을 지어 먹는 일본은 어떨까? 일본에서 비타민B1이 발견된 이유부터가 어설프게 쌀밥을 형편이 되는 이들이 다른 반찬 없이 쌀밥만 먹어대서 그런 것이었다. 그보다 더 가난한 이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껏해야 된장국과 야채절임, 거기에 형편이 조금 괜찮으면 해산물 정도가 식탁에 올랐었다. 그러면 조선은 어떠했었는가? 너무 가난해서 먹을 쌀도 없어서 풀죽이라도 쑤어 먹겠다고 산이며 들에서 캐낸 먹을 ..

문화사회 2025.02.28

흑인 사무라이는 안되는 이유? 반PC주의의 맹목성에 대해

그동안 백인이 사무라이 행세하는 영화나 만화들이 꽤 많이 있었다. 대부분은 막말을 배경으로 하고 있었지만 전국시대 이전에도 백인이 일본으로 넘어와서 활약했다는 내용이 꽤 적지 않았다. 그렇다보니 어떤 만화에서는 텐구가 사실은 표류해 온 백인이었다는 식의 해석도 내놓았었는데, 그게 다 일본인 작가들이 그린 내용들이었다. 그런가 하면 오래전 라이트로벨 가운데는 현대의 일본인 소년이 중세의 프랑스로 넘어가서 잔다르크가 되는 내용도 있었다. 심지어 그거 우리나라에서 번역해서 출판하기까지 했었다. 용랑전은 일본인 소년들이 중국 삼국시대로 건너가서 활약한다는 내용이었고, 오래전 미우라 켄타로의 초기작 가운데는 그렇게 일본인 소년소녀가 중세 몽골로 타임슬립했다가 칭기즈칸이 된 미나모토 요시츠네와 만나는 내용도 있었다..

문화사회 2025.02.24

게임의 발전과 정체, 개발자가 미친 짓을 저지르는 이유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아주 훨씬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여기는 폭이 매우 좁다. 개인에 따라 그 폭이 어느 정도 다르기는 하지만 결국 압도적인 다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 그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보편적인 재미의 폭이란 것은 극단적으로 좁아질 수밖에 없다. 헐리우드 영화가 매번 비슷한 패턴인 이유가 그것이다. 대부분 장르소설이나 라이트노벨이나 애니메이션과 만화등이 거의 비슷한 패턴을 답습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를 흔히 대중성, 혹은 상업성이라 부른다. 게임시장도 다르지 않다.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여기는 게임들이란, 그 가운데서도 수 백만 이상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재미있다고 여길 수 있을 만한 게임이란 장르나 스타일이나 디자인에 있어 어느 정도 그 범위가 정해져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재미라고..

문화사회 2025.02.09

반PC주의와 검열의 추억, 대한민국에 가난은 없다?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대부분 아는 이야기일 것이다. 물론 30대 이하에서는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아주 지랄같고 좆같은 시대를 살아왔던 내 또래들이면 거의 알 것이다. 오래전 만화가 어떤 취급을 받았었는지. 그래서 어떤 개같고 거지같은 검열들이 존재했었는지. 시발은 씨발같은 전두환이 쿠데타로 집권하면서부터였다. 괜히 록 좋아하고 만화 좋아하는 사람들이 박정희와 전두환이라면 눈쌀부터 찌푸리는 게 아닌 것이다. 지금이야 민주화운동을 깎아내리면서 박정희와 전두환을 찬양하는 것이 신세대 문화처럼 되어 버렸지만 최소한 내 또래들에게 그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박정희가 한국 대중음악을 어떻게 조져놨고, 전두환이 한국 만화를 어떻게 망쳐버렸는지 안다면. 아, 물론 전두환보다 먼저 한국만화를 작살낸 것은 박정..

문화사회 2025.02.03

작품의 주제와 작가의 의식, 반PC주의자들이 강요라 부르는 그것

심훈의 소설 '상록수'는 농촌의 현실의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지식인들이 계몽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강요하는 내용이다. 한용운과 이육사, 이상화 등의 시는 대한민국 독립을 바라지 않는 조선의 청년들에게 독립사상을 강요하는 것들이다.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역시 당시 프랑스의 불편한 현실을 굳이 대중들에게 가르치려드는 것으로 부당하다. 톨스토이의 소설들 역시 기독교적인 윤리를 개인에 강요하는 것이므로 시장에서 존재해서는 안되는 것들이다. 또 뭐가 있을까? 개인적으로 SF를 science fiction보다는 social fiction으로 이해하는 편이다. 실제 지금도 쏟아지고 있는 많은 sf작품들을 보더라도 과학적인 발전이나 비전보다는 오히려 그를 통해 현재 자신들이 사는 사회를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

문화사회 2025.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