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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월드와 낭비, 과시와도 같은 과도한 투자와 노력에 대해

오픈월드의 역사는 꽤 오래되었다. 하여튼 울티마 시절부터 많은 게임개발자들에게 자신이 만든 게임 속에 하나의 세계를 구축한다는 것은 매우 매력적인 이상으로 여겨졌던 때문이다. 그래서 하드웨어 성능이 제한된 상황에서도 많은 개발자들은 자기들만의 오픈월드를 게임 안에 구현하려 노력해 왔었고 그 결과 상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둔 명작게임들이 적잖이 나오기도 했었다. 다만 그럼에도 크게 체감이 안되는 이유는 그동안의 하드웨어 발전이 그야말로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게 진짜 가능했던가 싶을 정도로 디테일까지 꽉꽉 채운 게임들이 그야말로 발에 채일 정도이니. 그래서 깨닫는다. 이래서 오픈월드가 한계를 맞았구나. 오래전 스카이림을 할 때도 그랬지만 오픈월드 게임을 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생기는 습관 같은 것이 있다...

기타 2025.04.29

한국 채식문화와 가난의 상관관계, 채소는 가난해서 먹는다?

아직 생산력이 높지 못했던 전근대사회에서 특히 더 많은 인구를 부양할 수 있었던 곡식의 생산은 항상 가장 우선되어야 할 과제였다. 더구나 토지를 기반으로 한 봉건적 질서에서는 모든 경제단위가 토지에서 생산된 곡식을 통해 이루어졌기에 더욱 그랬었다. 이를테면 조선시대 부자를 나누는 기준이던 천석꾼, 만석꾼하는 것도 결국 소유한 토지의 생산력을 기준으로 했던 것이었고, 전국시대 이후 일본에서 다이묘들의 실력과 급을 나누는 기준이었던 고쿠다카 역시 쌀의 생산량을 기준으로 하고 있었다. 유럽도 다르지 않아서 기본적으로 영지의 모든 생산은 밀을 기준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 말은 곧 생산수단인 토지를 소유한 지주나 영주들 입장에서도 가능한 더 많은 땅에서 주곡인 쌀과 밀을 생산하는 것이 자신의 신분과 지위와 권..

문화사회 2025.04.13

닌텐도 스위치2에 대한 생각과 우려

주로 게임을 위해 구매하는 그래픽카드 가운데 시장에서 가장 주류를 차지하는 이른바 메인스트림의 가격이 대략 50만원 이하다. 사실 이것도 코로나를 거치면서 너무 비싸진 것이고 이전까지 대부분 30만원 이하에서 팔리고 있었다. 당연하지만 50만원 이하라지만 가성비로 팔리는 대부분 제품들은 40만원 이하일 때가 많다. 한 마디로 더 많은 돈을 쓰면 더 높은 해상도에서 더 높은 옵션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겠지만 나로서는 여기까지가 게임에 투자할 수 있는 적절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 정도면 적당한 해상도에서 적당한 옵션으로 문제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그래서 나 역시 작년까지 채굴장에서 풀려나온 RX6600을 문제없이 게임용으로 쓰고 있었다. 모니터만 43인치 4K가 아니었다면 지금도 그랬을 것이다. 원래..

기타 2025.04.06

디즈니와 PC, 그 구조적인 불협화음과 한계

원래 디즈니의 강점은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백인중심의 가부장적 가족주의에 있었을 것이다. 사람들이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그래서 쉽게 공감하고 이입할 수 있는 정서에 기대서 그를 효율적으로 극대화하는 것이 디즈니의 원래 문법이었었다. 그래서 예전에는 비판도 많이 받았었다. 문제는 그것이 지금이라고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인어공주'의 주인공을 흑인으로 캐스팅하고서 정작 주인공의 피부색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노력한 듯한 흔적들이 바로 여기에 속할 것이다. 인어공주의 원작에는, 아니 영화의 원작이라 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의 기본적인 구조는 거의 건드리지 않은 채 주인공만 흑인으로 캐스팅한 채 그 피부색마저 감추려 애쓰면서 다양성을 위해서 노력했다 말하는 것은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이..

문화사회 2025.03.28

뒤늦게 김새론의 죽음과 비루한 개인들의 저열한 정의

어릴 적 TV에서 방영하던 로봇만화들을 보면 주인공들이 하나같이 정의를 외치는데, 나중에 돌이켜보면 거의 대부분 그 정의란 것이 지구를 침략하는 악당들을 물리치는 한 가지였음을 알게 된다. 지구를 침략하는 나쁜 놈들이 있으니까 그놈들 때려잡는 게 정의다. 그래서 그 지랄같던 박정희 정권에서도 로봇만화를 TV에서 방영하도록 허락한 것이기도 했다. 군사독재정권에서 말하는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것도 결국 공산당 때려잡자는 것이었으니까. 오죽하면 당시 만화영화 주제가 가사들도 때려부수니 때려잡니 무찌르니 뭐 그런 단어들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아니 나중에는 아예 북한 사투리 쓰는 김일성 비스무리한 놈이 악역으로 등장하는 로봇만화도 극장에 내걸리고 있었다. 하긴 생각해 보면 그 시절 로봇만화 주인공들 대부분이 - ..

문화사회 2025.03.18

야무진 고양이는 오늘도 우울 - 주 52시간 일하던 시절의 추억

오늘 그동안 잘 쓰던 시판소스들을 죄다 내다버렸다. 더이상 쓸 일이 없더라. 요즘 주 40시간만 일하다 보니 그만큼 요리에 쓸 시간도 많아졌고, 더욱 시판소스 없이 요리를 만드는 경우가 많아졌다. 집에서 채소 다듬고 양념 만들어서 무언가를 해 먹을 수 있게 된 것이 도대체 얼마만인지... '야무진 고양이는 오늘도 우울'이라는 애니를 넷플릭스에서 보게 되었다. 다른 건 모르겠고 고양이 유키치가 집안일을 도맡기 이전 후쿠자와 사쿠의 집안 꼬라지를 보니 진짜 옛날 생각 나더라. 지난 정부에서 주 52시간근로를 강제하기 전까지 주 60시간도 우습게 넘겨가며 일했었거든. 그 뒤로도 불과 재작년까지도 주 52시간은 기본으로 일했었고. 일마치고 돌아오면 그야말로 파김치라 뭘 해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집안일도 대..

문화사회 2025.03.17

자가양조 중 원당으로 가당하기? 백설탕을 추천하는 이유!

간혹 밀주 유튜버들을 보다 보면 당분이 부족한 원재료를 발효시킬 때 만들어질 술의 양을 늘리기 위해 설탕을 추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대부분 과일들이 생각보다 당분이 많지 않아서 필요한 양의 술을 만들려면 개인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의 과일을 써야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당분이 많아서 충분하다 싶은 과일의 경우는 또 너무 비싸서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그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도 한다. 그러니까 적당히 원재료의 맛과 향을 살리면서도 최소한의 필요한 양을 만들기 위해 설탕은 어쩌면 개인이 술을 만들려 할 때 필수적일 수 있다. 물론 그다지 선호하는 방식은 아니다. 일단 설탕이 들어가면 그 만큼 맛과 향이 떨어진다. 특히 증류주라면 더욱. 문제는 그렇게 설탕을 추..

나의 이야기 2025.03.14

전통소주에 대한 몇 가지

조니워커 블랙라벨과 산토리 가쿠빈을 먹은 다음날 집에서 만든 시어진 막걸리를 증류한 소주를 먹은 적이 있었다. 솔직히게 그냥 막 증류해서 먹은 소주가 더 맛있더라. 쌀의 단맛이 진한 게 그냥 물만 더 넣어 희석하면 숭늉이겠다 싶었다. 아, 이래서 우리 조상님들은 굳이 소주를 오래 숙성해서 먹을 생각을 안했었구나. 보리로 만든 소주를 4개월간 항아리에 숙성했다가 고구마소주를 대신 넣으면서 꺼내서 맛을 봤다. 아, 맛없다. 객관적으로 보면 분명 맛이 없지는 않다. 그런데 쌀로 만든 소주에 비해서는 분명 아쉬운 부분이 많다. 고구마소주 역시 고구마 향과는 별개로 쌀과 누룩이 들어갔을 때 맛과 향이 더 풍부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솔직히 고구마소주 숙성하지 말고 그냥 바로 다 먹어버릴까 잠시 생각했을 정도로..

나의 이야기 2025.03.01

한국인들이 가난해서 나물을 즐겼다? 문득 다른 생각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를테면 유럽에서 가난한 노동자의 식사라 하면 딱딱한 빵과 삶은 감자, 그리고 물이 고작일 것이다. 조금 먹고 살 만하면 스프 정도를 곁들일 수 있을 테지만 그 이상의 다른 무언가가 추가되는 경우란 아무 특별한 의미를 가진 날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면 똑같이 쌀로 밥을 지어 먹는 일본은 어떨까? 일본에서 비타민B1이 발견된 이유부터가 어설프게 쌀밥을 형편이 되는 이들이 다른 반찬 없이 쌀밥만 먹어대서 그런 것이었다. 그보다 더 가난한 이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껏해야 된장국과 야채절임, 거기에 형편이 조금 괜찮으면 해산물 정도가 식탁에 올랐었다. 그러면 조선은 어떠했었는가? 너무 가난해서 먹을 쌀도 없어서 풀죽이라도 쑤어 먹겠다고 산이며 들에서 캐낸 먹을 ..

문화사회 2025.02.28

흑인 사무라이는 안되는 이유? 반PC주의의 맹목성에 대해

그동안 백인이 사무라이 행세하는 영화나 만화들이 꽤 많이 있었다. 대부분은 막말을 배경으로 하고 있었지만 전국시대 이전에도 백인이 일본으로 넘어와서 활약했다는 내용이 꽤 적지 않았다. 그렇다보니 어떤 만화에서는 텐구가 사실은 표류해 온 백인이었다는 식의 해석도 내놓았었는데, 그게 다 일본인 작가들이 그린 내용들이었다. 그런가 하면 오래전 라이트로벨 가운데는 현대의 일본인 소년이 중세의 프랑스로 넘어가서 잔다르크가 되는 내용도 있었다. 심지어 그거 우리나라에서 번역해서 출판하기까지 했었다. 용랑전은 일본인 소년들이 중국 삼국시대로 건너가서 활약한다는 내용이었고, 오래전 미우라 켄타로의 초기작 가운데는 그렇게 일본인 소년소녀가 중세 몽골로 타임슬립했다가 칭기즈칸이 된 미나모토 요시츠네와 만나는 내용도 있었다..

문화사회 2025.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