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자격 338

남자의 자격과 페이소스

페이소스를 이해하고 싶으면 '남자의 자격'을 봐라. 내가 페이소스란 단어를 제대로 이해하게 된 계기가 바로 '흥부전'이었었다. 그리고 찰리 채플린을 보았다. 어쩐지 슬프고 화나고 안쓰러운데 웃음이 난다. 도저히 웃을 수 없을 것 같은데 웃음이 나오고 만다. 바로 신명이다. 웃을 수 없는 상황에 웃음이 나오는 건 다른 이유가 있지 않겠는가. 초심밴드를 보는데 어쩌면 그리 눈물이 그렁거리며 웃음이 나오는가. 드러머 형님에게 공감할만한 나이가 이제서야 되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먼먼 길을 돌아 다 늙고 약해진 추레한 굽은 등으로 이전의 추억을 반복한다. 손발은 따라주지 않는데 그 기억만은 선연하다. 조금은 주눅들고 그래서 어설프고 서툰 동안에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지금까지 남자의 자격을 대..

남자의 자격 2021.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