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471

무분별한 표절의혹, 자기 귀와 머리를 의심하라!

SF나 판타지가 주류문학계로부터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별 것 없다. 대부분 전형적이다. 아니 이른바 대중소설들, 혹은 장르소설이라 부르는 대부분 소설들이 그렇다. 대중적인, 혹은 장르적인 전형적인 소재와 캐릭터, 구성등을 가지고 말 그대로 돌려막기나 하는 것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또 그런 것들이 뻔하게 소비되기도 한다. 그래서 3류라는 것이다. 아마 드라마에 대입하면 더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캐스팅된 배우만 다를 뿐 이야기의 구성만 살짝살짝 뒤집으면 거의 같은 작품이라 해도 무방하지 않을 것들이 대부분이니. 음악이라고 다를 게 없다. 그래서 표절이라고 할 때 조심해야 한다. 그냥 그 음악이 가지는 장르적인 전형성일 수도 있고, 대중음악이기에 대중의 취향에 맞추기 위..

대중음악 2024.11.02

표절과 자기복제, 작가와 작풍에 대해

어디선가 오래된 악보 하나가 발견되었다. 이제껏 한 번도 연주된 적 없는 악보는 악보는 과연 누가 쓴 것일까? 물론 아무런 단서 없이 그저 악보 하나만으로 작곡가를 찾는다는 건 아무래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몇 가지 단서만 있다면. 이를테면 발견된 장소라든가, 함께 발견된 물건이라든가, 소장하고 있던 사람의 내력이라든가, 그리고 대충 작곡가가 특정되면 그때부터는 진짜 그 작곡가의 작품인지, 언제쯤 쓰여진 작품인지 판별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미술작품 역시 마찬가지다. 어떻게 한 번도 세상에 공개된 적 없는 작품인데 어떻게 전문가들은 그것이 진짜 작가의 작품이고 언제쯤 만들어진 것인지 근사치로나마 맞출 수 있는 것일까? 마치 지문처럼 지울 수 없는 작가의 흔적이 작품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작풍, 필체, ..

대중음악 2022.08.14

일본의 대중음악과 임재범의 추억, 어느새 역전된 현실

80년대까지 한국인에게, 아니 아시아인에게 고음이란 불가능의 영역이라 생각했었다. '불후의 명곡'에서 현미가 요즘 가수들은 하이가 너무 쉽게 올라간다 말한 배경이다. 한국인은 고음이 불가능하다. 한국인에게는 유럽인이나 흑인과 같은 고음은 절대 불가능하다. 그런 때 등장한 것이 일본의 라우드니스였다. 일본을 통해 알게 되었다. 성대를 좁히고 비강의 도움을 받으면 한국인도 고음을 낼 수 있다. 가만 80년대 고음보컬들을 떠올려보면 바로 답이 나올 것이다. 성대를 좁히고 콧소리를 섞어 억지로 고음을 쥐어짜냈다. 물론 그 대가는 성대다. 그런데 그런 이론을 거부하는 인물이 처음부터 존재했었다. 임재범이다. 임재범의 고음은 다른 보컬들과 달랐다. 성대를 열고 곡압으로 고음을 밀어낸다. 이른바 흉성이란 것이다. 흉..

대중음악 2021.04.18

이날치 - 수궁가, 베이스와 가락의 소중함

원래 가락이란 멜로디와 리듬 모두를 아우르는 것이다. 높고 낮은 것은 멜로디고, 길고 짧고 빠르고 느리고 세고 약한 것은 리듬이다. 그런데 사실 흑인음악도 그렇지만 우리나라 전통음악에서 음의 높낮이란 리듬의 일부처럼 쓰이는 경우가 많다. 당장 대중적으로 많이 쓰이던 악기들만 하더라도 거의 리듬악기들 아니던가. 사물놀이를 이루는 징, 꽹과리, 장구, 북이 모두 리듬악기들이다. 그래서 장단이라 달리 부르기도 한다. 이날치의 음악을 들으면서 가장 먼저 귀를 잡아끈 것은 아마도 장영규의 베이스라인이었을 것이다. 사실 수궁가를 아주 모르지 않는다. 시시때때로 내키면 굳이 판소리나 민요도 찾아듣고 했기에 수궁가의 내용을 대충은 아는 편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다른가. 분명 수궁가를 베이스로 했는데 여전히 판소리의 창..

대중음악 2020.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