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미세스캅 - 너무 강한 적과의 악연, 프롤로그가 끝나다

까칠부 2015. 8. 12. 04:30

우리는 과연 경찰이라는 직업을 가진 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빚을 지며 살아가고 있는가. 법이란 것을 제외한다면 경찰이란 단지 퇴근도 휴일도 없이 박봉에 격무에 시달리는 그저 월급쟁이들에 지나지 않는다. 온갖 위험을 무릅써야 하고, 가족은 물론 자신마저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 그럼에도 경찰이고자 하는 것은 사회의 안정과 질서를 지키겠다는 사명감 때문일 것이다.


파출소장으로 좌천되었다가 다시 강력반 팀장으로 돌아가게 되었다는데 정작 가족의 표정이 썩 좋지만은 않다. 동생 최남진(신소율 분)은 화내고, 딸은 울고 있었다. 그런 딸이 눈에 밟혀 돌아가고 싶으면서도 차마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강력반으로 가야 실적을 올리고 공을 세울 기회도 많아진다. 그 이전에 박종호(김민종 분)의 말처럼 최영진(김희애 분)은 오로지 강력반 형사로밖에 살아갈 수 없는 그런 부류였다. 파출소장으로 있으면서도 특유의 집요함과 치밀함으로 자칫 자살로 묻힐 뻔한 사건의 진범까지 잡아냈다. 파출소장으로 있으면서 어머니로서는 충실한 삶이었지만 자신에게는 과연 만족한 시간이었는가. 하지만 역시 마지막까지 딸에 대한 걱정이 그녀의 선택을 가로막고 있었다.


그렇다고 경찰이라는 조직이, 아니 이 사회의 법과 정의가 그녀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저 선명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과연 자살이 맞는가 확인하는 당연한 절차조차 상급자와의 충돌과 대립을 각오해야만 했다. 겨우 살인사건인 것이 밝혀지고 유력한 용의자가 자수하고 나니, 과연 자수한 용의자가 진범인가 추가수사를 하려는 그녀를 다시 과장과 검찰이 막아선다. 법은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지만 법을 만들고 운용하고 집행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 사람인 까닭이다. 법이 그들에게 주어진 전부인데 때로 그 법이 너무나 한심할 정도로 무력하다. 이번에는 그나마 대타로 나선 용의자가 만일을 위해 준비한 증거를 확보하여 진범을 잡는데 성공할 수 있었지만 항상 그렇게 운이 좋을 수만은 없다. 그야말로 최고의 인재들만을 모아놓은 강력팀이기에 현실과의 괴리는 더욱 크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너무나 강대한 적을 시작부터 적으로 돌리고 말았다. 굴지의 중견기업의 오너다. 자본주의 사회애서 자본이란 곧 권력이다. 강태유(손병호 분)의 손에 들린 부와 권력을 탐하여 모여드는 사람들이 있다. 최영진따위는 하찮다. 박종호조차 함부로 나설 수 없는 이들이 강태유가 지닌 부와 권력에 이끌려 그의 손발이 되기를 자처한다. 부탁도 하지 않는다. 한가족이니 그냥 말한다. 최고의 인재들로 수사팀을 꾸리고, 강태유의 손발들을 상사로 모신다. 자신의 아들을 체포하여 자존심에 크나큰 상처를 입힌 최영진을 강태유의 악의가 뒤쫓기 시작한다. 과연 어떻게 최영진과 그녀의 수사팀은 강태유라는 거대한 악에 맞서 이 사회의 법과 정의, 질서를 지킬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강태유는 그들의 수사에 개입하여 방해하고 위협을 가하게 될 것인가.


박동일(김갑수 분)이 궁금하다. 사형수에서 무기수로, 다시 모범수라 감형받아 출소하게 되었다. 장례식장에서 최영진은 어쩔 수 없는 자신의 원망과 증오를 모조리 박동일에게 쏟아내고 있었다. 최영진에게는 남편이 없다. 나이가 있기는 하지만 부모 역시 없이 동생인 최남진과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다. 아직 최영진은 강태유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그가 어떤 인물인지 아직 전혀 모르는 채다. 강태유는 배후에 도사리며 최영진을 노리고, 최영진의 원망과 증오는 박동일을 향한다. 아직 강태유에 대해서도 모든 것이 드러나 있지 않다. 결국 모든 것은 두 사람이 서로에게 다가가기 위한 과정인지 모른다.


부당하고 모순된 현실을 보여준다. 최영진이 맞서싸워야 하는 적이다. 운이 좋았다. 이번에는 그 아들을 잡아넣었다. 경찰과 경찰마저 그녀가 아닌 강태유의 편에서 그를 위해 움직인다. 법이 아닌 사람은 결코 모든 사람에게 평등할 수 없다. 그들에게 힘이 쥐어진다. 그래도 남는 것인 경찰인 최영진이다. 믿고 싶다. 오프닝이 길었다. 시작이다. 본격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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