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포를 쐈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군이 강력한 맞대응에 나섰다. 누군가 말한다.
"더 강력하고 과감하게 응징하라!"
문제는 과연 그런 모습들이 외국인, 아니 대한민국 국민 자신에게 어떻게 비칠까 하는 것이다.
확실히 이제는 북한과 무력충돌이 일어났다고 사회적으로 크게 동요하거나 혼란이 일어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바로 햇볕정책 10년의 성과다. 북한도 대화의 상대가 될 수 있다.
총부리를 마주하고 있다고 그저 힘으로만 맞서야 할 상대가 아니다. 서로 목에 칼을 들이밀고 있어도 피를 보기보다 같이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 경제적, 군사적 성장에 따른 자신감은 둘째다. 역사상 많은 전쟁들이 이길 수 있다는 오판에 의해 일어났다. 당장 북한의 도발에 전쟁을 불사해야 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주장을 하는 떨거지들이 이렇게나 많다.
한두번이면 몰라도 이처럼 계속해서 반복된다면 그것은 하나의 일상이 되어 버리고 만다. 당연히 도발이 일어나고, 그에 대해 맞대응하고, 항시적으로 군사적인 분쟁의 위협이 존재하게 된다.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다. 경제적인 문제다. 그런 나라에서 과연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경제활동이 가능한가. 그 가운데 자칫 전쟁이 일어나게 되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는 상황도 아주 없으란 법은 없다.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최소한 대북정책만큼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기대했던 이유다. 기업가다. 경영자다. 자본가다. 물론 위기를 통해 더 큰 돈을 벌 수도 있다. 하지만 사회적 동요나 불안은 경제에도 크나큰 압력으로 작용하고 장기적으로 전반에 안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북한과의 대화와 평화공존은 불가피하다. 안타깝게도 그는 경영자이기보다는 정치가였다. 그의 주위에 포진한 이들이 정치가들이었다.
무력대응을 하기 전에 공식채널을 통해 강력히 항의하고 사과나 재발방지를 요구한다. 당장 바로 해결되지 않더라도 그같은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 언제든 대한민국 정부는 북한과의 모든 분쟁과 충돌에 있어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강력한 의지와 수단을 가지고 있다. 그럴때 가하는 강력한 맞대응이란 하나의 협상수단이 될 수 있다. 지금처럼 아무것도 없이 그저 강력대응하겠다 구호만 외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무슨 수단이 있는가. 어떻게 다시는 이런 일들이 없도록 할 수 있을까.
어째서 전방사단에서 지뢰폭발로 인한 사상자가 발생했는데도 북한과의 대화를 주장할 수 있는가. 그렇기 때문이다. 당장 나라를 지키려 자신의 젊음을 희생하고 있는 장병들이 크게 다쳤는데 정부가 할 수 있느 수단이란 무엇이 있는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이나 방법들이 있기는 한가. 대화란 결과가 아니다. 과정이다. 동기며 이유다. 당장 아무 결과도 없다고 대화를 포기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아무것도 않겠다는 것과 같다. 그래서 무엇을 얻었는가.
외교란 선악이 아니다. 호불호도 아니다. 계약이란 단지 필요에 불과하다. 관계란, 그리고 소통이란 필요를 위한 수단이다. 그것이 반드시 어떤 결과를 낳아서가 아니라 그렇게라도 해야 한다는 필요가 사람으로 하여금 소통에 나서게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물론 인정한다. 한국사회에서는 그것이 정의다. 강경대응만 외치고 정작 아무런 해결노력도 의지도 방법도 없는 모습을 그러나 국민들은 지지한다. 속시원하니까. 미운 놈 시원하게 욕해주니까. 미운 놈 밉다고 하고, 싫은 놈 싫다고 한다. 때려주겠다 말한다. 그렇게 벌써 10년이 다 되어 간다.
북한이 좋아서가 아니다. 북한이 잘나서도 아니다.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우리들 자신에게 손해로 돌아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잃을 것이 많다. 지켜야 할 것도 많다. 그만큼 조심하지 않으면 안된다.
북한의 도발과 그에 대한 강력대응으로 높아진 긴장과 그로 인해 때아닌 여름에 고생하게 된 국군장병들의 노고를 안타까워하면서도 고마워한다. 그래서 자신은 마음놓고 편히 잠들 수 있다. 그들이 더 이상 크게 희생당하는 일이 없도록, 더 안전한 곳에더 더 편안하게 의무를 다하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무력하다. 그래서 한심하고 답답하다. 그런 정부르 바란다. 때로 좌절조차 지치고 만다. 옳은 것은 의지이고 노력이다. 무엇을 어떻게 하려 하는가.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는가.
다시 한 번 고생중인 국군장병 여러분에 대한 심심한 위로와 감사의 말을 전한다. 대단히 고맙다. 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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