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국정 역사교과서 - 역사는 승자의 기록인가

까칠부 2015. 10. 13. 19:08

쿨한 척 하는 놈들이 가끔 하는 말이 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승자의 입장에서 자기 유리하게 쓴 것인데 진실을 어찌 알겠는가. 역사를 사유물로 여긴다.


역사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다. 누군가의 주관에 의해 좌우될 수 없는 명징한 진실이다. 역사를 배우고 연구하는 모든 이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다. 실재했던 역사의 사실과 진실을 그대로 복원해서 현재와 미래의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전하는 것. 거기에는 다른 어떤 의도도 개입될 수 없다.


물론 어쩔 수 없는 인간이기에 역사의 기록이나 기술에 주관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 역사를 이해하고 해석하는데도 주관이 개입된다. 그래서 더욱 역사를 배우고 연구하는 모든 이들은 그같은 주관을 걷어내고자 최선을 다한다. 혹시 모르는 자신의 주관마저 지우려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역사란 그를 위한 과정이다. 치밀한 연구와 치열한 비판을 통해 오류를 바로잡고 보다 한 걸음 역사의 사실과 진실에 다가선다.


승자의 기록이더라도 승자의 입장을 지우고 단지 사실만을 보려 한다. 패자의 입장이 배제되었어도 기록 속에서 가려진 부분까지 찾아내어 원래의 모습을 복원한다. 그래서 사실이다. 그래서 진실이다. 그런데 그것을 어떤 의도를 가지고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여긴다.


동북공정논란이 우스웠던 이유이기도 하다. 당장은 가릴 수 있다. 당장은 어떻게든 감출 수 있다. 하지만 영원할 수 없다. 아주 작은 단서만 남아있다면 아주 먼 훗날에라도 누군가는 진실을 찾아낼 것이다. 일본이 김치를 자기네 음식이라 주장한다고 해서 이미 있는 사실마저 지워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교과서의 내용을 바꾸었으니. 역사의 기술을 입맛에 맞게 바꾸었으니.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 해를 손으로 가리니 해가 사라졌다. 역사학자의 90%가 좌편향되었다. 그 어리석은 오만을 읽는다. 그런 이들을 아무렇지 않게 지지하는 한국사회의 무지와 맹목을 읽는다.


사실이란 검증되어야 하는 것이다. 진실이란 입증되어야 하는 것이다. 정의란 보편적인 것이다. 과연 그동안 자신들은 제대로 역사를 가르치고 있었는가. 개인의 주관이 정의가 되고 진실이 된다.


무지의 시대다. 야만의 시대이기도 하다. 스스로 선택한 결과일 것이다. 그저 반대한다고 고생하는 젊은이들이나 야당 정치인들이 가엾을 뿐. 포기하면 편할 것이다. 한국사회에 대한 기대를 접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