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안철수와 친노 - 오판 혹은 속내?

까칠부 2015. 10. 17. 23:03

현재 야당에서 가장 강력한 결집력과 행동력을 보이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친노들일 것이다. 특히 온라인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을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행동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들 친노들이다. 2007년, 2008년의 대선과 총선을 되짚어보라. 더불어 자신들이 지지하지 않는 - 혹은 적대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에 대해서도 가장 냉정한 비토를 보이는 층이기도 하다.


물론 그럼에도 새정연의 비주류는 친노를 비토한다. 당연하다. 어차피 그들에게는 대선주자가 없으니까. 대선에 내세울만한 후보가 없다. 따라서 전국적인 지지에는 그다지 연연하지 않는다. 힘겹기만 한 영남도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다. 어째서 저들이 호남의 민심을 앞세워 친노와 대립하려 하는가. 2010년 지선에서 유시민을 떨어뜨린 것이 바로 전통민주당 지지층의 비토였었다. 호남만 붙잡고 있으면 최소한 자기 의석 떨어질 일은 없다. 최소한 자기 계파의 지분 정도는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의문이 드는 것이다. 안철수는 여전히 유력한 대선주자다. 차기 대선과 관련한 여론조사에서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 가운데 하나가 바로 안철수 의원이다. 그리고 안철수 의원이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면 절대 척을 져서는 안되는 대상이 바로 이들 친노들이다. 친노가 아예 등돌리고 기존의 민주당 지지자들만을 가지고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인가. 어떤 이들은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야권 지지자라면 야권의 후보자를 지지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2012년 대선에서 안철수 지지자들은 모두 문재인을 선택했는가.


고작 후보자사퇴였다. 단일화가 아닌 후보자 사퇴를 선택함으로써 안철수 지지자 가운데서도 이탈표가 나왔다. 그런 정도가 아니다. 아예 문재인과 친노를 적으로 돌리고 전쟁을 벌이고 있다. 오로지 문재인과 친노만을 집요하게 물어뜯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선을 통해 정당하게 문재인을 누르고 후보로 선택되는 것과 이런 식으로 내부권력투쟁을 통해 문재인을 끌어내리고 후보가 되는 것의 의미는 전혀 다르다. 그러고서도 친노의 지지를 온전히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오판이거나, 아니면 속내다. 더 이상 대선에서는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대통령까지 가는 것은 이미 포기했다. 그래서 거대 제 1야당의 유력정치인으로써 자신의 입지와 지분만을 챙기려 한다. 그건 기존의 지지층과 자신이 가진 국민적 이미지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름만 알린다. 잊혀지지 않도록 꾸준히 이름만 각인시킨다. 아니기를 바라지만. 그렇다면 친노를 배제한 안철수의 대선전략은 무엇일까? 친노를 버리고 중도층을 모두 끌어안는다면 승리할 수 있을까?


야당에 가장 시급한 것은 사실 도덕성이 아니다. 구조도 규범도 방식도 아니다. 행동이다. 단합되면서 파괴력있는 야당다운 모습들. 어차피 대중은 지금 이상의 도덕성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도덕성을 빌미로 비판하지만 결국 이익이 되면 다시 표를 주어 당선시킨다. 역시나 정치신인다운 순진한 판단이다. 그렇다고 중요한 지지자와 대립하려 하는가. 이해할 수 없다. 아무튼 난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