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안철수와 표창원-정치와 토론...

까칠부 2016. 2. 15. 01:51

하기는 종교논쟁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진리란 하나다. 정의 역시 하나다. 하나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틀린 것이고, 잘못된 것이고, 안되는 것이다. 그래서 첨예하게 부딪힌다. 날선 말들이 오고간다. 칼만 안들었지 그 자체로 하나의 전쟁이다. 아니 그러다 실제 칼들고 나서면 종교전쟁이 되고 이념전쟁이 된다.


아무래도 이과이고 의학전공에 IT기업 CEO였었다. 경찰이란 어떻게 해도 권위주의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조직이다. 자신과 대등하지 않은 상대와 대등하게 알몸으로 맞붙어 본 경험이 없다. 때로 이로 깨물고, 때로 손톱으로 꼬집으며, 서로 뒤엉켜 조르고 당기는 그런 싸움을 해 본 적이 없다. 문재인과 토론을 마치고 자기더러 새누리당 논리라 했다며 그리 화를 냈었다 하던가. 하지만 그런 정도로 화를 내서는 정치같은 것 못한다. 새누리당이 아니라 그보다 더한 말이 오가더라도 그마저도 받아들여야 한다.


얼마전 JTBC에서 방영한 '밤샘토론'에서 더민주의 대표영입인물로 표창원이 출연했다가 이준석과의 토론에서 형편없이 말리고 마는 모습을 보았었다. 아직은 순진하다. 별 것 아닌 공격에 지래 흥분해서 중심을 잃고 만다. 너무 점잖다. 다시 말해 순진하다. 정치를 아직 모른다. 아무리 얄밉고 짜증나더라도 그마저 정치라는 것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된다.


미숙한 것이다. 결국은 이마저 자신이 극복해야 할 과정인 것이다. 그래서 권력의지다. 권력을 가지고자 는 강한 욕망과 집착이다. 권력을 향한 탐욕과 이기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흔들리지 않도록 붙잡아준다. 유시민이 실패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아예 뻔뻔하거나. 아니면 철저히 고결하거나. 이도저도 아니었다. 타인을 위햔 권력의지란 한계까 있는 법이다. 좋은 사람이 정치를 해서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더 독해지고 더 악해져야 한다. 더 교활해지고 더 집요해져야 한다.


사실 이 부분은 문재인 역시 마찬가지로 가지고 있던 약점이었다. 대선이 끝나고 얼마 안있어 NLL이 이슈가 되었을 때 노무현과 관계된 이야기들로 인해 중심을 잃고 상대의 논리에 휘말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능글맞지 못하고 교활하지도 못하다. 대신 독하고 집요하다. 자신이 추구하는 정당개혁을 위해 끝끝내 수개월에 걸친 집요한 흔들기와 분당이라는 최악의 상황마저 이겨내고 마침내 뜻하는 것을 모두 이루어냈다. 지지율이 다시 반등하기 시작한 이유다. 하지만 과연 앞으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여전히 중심을 잃지 않고 자기를 지킬 수 있을 것인지.


전쟁의 승리와 토론의 승리가 다른 이유다. 정치의 승리도 다르다. 전쟁은 적을 부수는 것이지만 토론은 자신을 지키는 것이다. 상대에게 직접 위해를 가할 수 없기에 더욱 선명히 자신을 지키면서 드러낸다. 정치 역시 마찬가지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란 정치인 자신이 아닌 유권자의 선택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내가 직접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아니 없어야 한다.


배웠기를 바란다. 안철수나 표창원이나. 어째서 사람들이 친한 사이에 정치와 종교 이야기는 삼가는 것인지. 더 치사하고 악랄한 논리와 주장들이 난무하게 될 것이다. 그것마저 모두 견디지 않으면 안된다. 지옥을 걷는다. 그만한 의지와 동기와 목표가 있어야 한다. 차라리 물질적 탐욕이라도 좋다. 아무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