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외연확장의 논리는 김종인이 옳다...

까칠부 2016. 3. 30. 02:29

요즘 스카이림에 빠져 있다. 모드 깔아 하는 맛이 아주 쏠쏠하다. 겜하는 시간 절반, 모드 찾고 설치하는 시간이 절반. 그런데 이놈의 모드가 결국 쌓이다 보면 서로 충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문장이 길어지면 때로 주어와 술어가 서로 맞지 않는 경우가 생겨나기도 한다. 프로그램을 짜는데 라인이 길어지면 그만큼 버그도 많아진다. 정책이라는 것도 서로 지향하는 바에 따라 서로 모순을 드러내며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연정을 할 때도 그 점을 고려해서 서로 양보하고 얻어낼 것들을 서로 협의한다.


하나의 정당에서 너무 많은 이념을 담아낸다. 너무 많은 다양한 정책적 지향들을 담아낸다. 하기는 그나마 낫다. 정책으로 분열한다. 이념으로 갈등한다. 그조차 없었다. 거의가 자기 국회의원 자라 하나 더 얻고 더 지키자고 아예 당을 풍비박산낸다. 그렇더라도 그 서로 모순된 지점들을 어떻게 해결하려고.


유시민이 더민주에 대해 통합의 전제로 제시한 조건도 그것이다. 다양하 정파가 공존할 수 있는 합리적인 구조를 만들라. 당헌과 당규, 그리고 무엇보다 당원들의 의식과 사고의 변화다. 그런 것 없이 외연만 넓히려다 일어난 것이 작년의 분당사태였다. 어울리지도 않는 안철수를 끌어들이고 말았다.


김종인을 더민주라는 그릇에 담아야지 더민주를 김종인이라는 그릇에 담아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그런 주제에 외연만 넓힌다. 더 많은 이념만을 담으려 한다. 감당할 수 없는 꿈을 꾼다.


여러 프로그래머가 함께 분업하여 프로그램을 짤 때는 첫째 인터페이스의 공유가 중요하다. 내용이야 어찌되었든 입력과 출력은 공통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이쪽에서 이런 모듈을 만들었으면 다른 사람이 만든 다른 모듈과 결합했을 때 약속한 조건대로 내부가 작동하며 공조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게 바로 시스템이다. 혁신안에 기대를 걸었던 이유였다. 아니라면 차라리 당을 쪼개는 편이 낫다.


과연 더민주는 그 많은 다양한 가치와 지향과 이념을 담아낼 수 있는 정당인가. 아니라는 것을 그동안 너무 많이 보여줬다. 문재인의 더민주는 다를까. 김종인의 더민주는 아니라는 것을 안다.


차라리 김종인이 하는 것처럼 당을 아예 오른쪽으로 옮기고 유권자들을 설득하라. 아예 오른쪽에 본진을 두고 옛지지자들을 상대로 외연을 확장한다. 그러면 이해는 한다.


여러가지로 어렵다. 꿈은 큰데 현실은 그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 그래도 유일하게 이기고자 하는 마음을 버리지 않은 것이 더민주의 주류인 듯하다.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그것만큼은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