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시도때도 없이 허리가 아프고 무릎이 아팠었다. 골반도 아팠었다.
하지만 그냥 운동부족이겠거니.
실제 운동을 시작하고 허리는 아예 더이상 아프지 않고 무릎도 골반도 많이 나아졌다. 아 괜찮아졌구나.
하지만 정작 무게를 척추로 감당해야 하는 숄더프레스를 하면서 어떤 위화감같은 것을 느끼게 되었다.
허리 한가운데 무언가 단단하게 걸리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실제 주변 근육이 무지 아프다.
그러고보면 스쿼트를 할 때 허리를 곧게 펴려고 하면 안으로 굽거나 아니면 과신전돼서 아프곤 했었다.
발도 대칭을 이루지 못하고 한 쪽은 너무 벌어지고 한 쪽은 안으로 모이곤 했다.
자세가 제대로 취해지지 않는 것 때문에도 더 많이 동영상 찾아보고 연습해야 했었다.
결국 병원에 찾아가서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그 원인을 알게 되었다.
허리가 돌아갔다.
먼저 골반이 틀어지고 그에 따라 허리가 돌아가며 겉으로 멀쩡해 보이는데 안에서 좌우가 뒤틀려 있었다.
다리 길이가 다르니 한 쪽 다리에만 무게가 실려 무릎이 아프고,
억지로 균형을 맞추려다 보니 골반에도 무리가 가고,
허리는 그나마 운동으로 기립근을 단련해서 아픈 것이 거의 없다.
어깨가 아픈 것도 등이 가끔 결리는 것도 모두 그래서.
문제는 정형외과에서는 도수치료로도 치료는 어렵다 말하더라는 것.
하긴 도수치료는 보험도 적용되지 않아서 무지 비싸다. 기본이 6만원이다. 내 경제사정에 무리다.
하지만 문제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그냥 놓아둘 수 없어서 인터넷을 찾아본다.
척추교정에는 카이로프랙틱이 더 좋다는 게시물을 찾고 카이로프랙틱을 알아본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카이로프랙틱이 공식화되지 않아서 신뢰할 수 있는 치료자나 기관을 찾기가 어렵다는 사실도 함께 알게 된다.
다른 방법은 없을까?
우리나라 한의학에도 추나라는 것이 있다. 원래 전통의학에 있던 것인데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사멸하고 이후 1980년대에 들어 서구의 카이로프랙틱을 받아들여 재정립한 것이다.
한 마디로 한국판 카이로프랙틱이다. 오늘 찾아간 한의원에서도 그리 말하더라.
추나는 코리안 카이로프랙틱이다.
앞으로 최소 몇 주는 더 치료받아야 한다는데 하루 치료받고 나서도 정상으로 돌아온 몸을 경험할 수 있었다.
원래 뼈만 돌아간 것이 아니라 근육도 그에 맞게 돌아가 있어서 뼈만 맞춘다고 바로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다. 오늘 치료받고 돌아오며 그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양 쪽 다리길이가 맞춰지니 마치 한쪽 다리가 짧아진 양 걸음이 어색해진다. 자연스러운 걸음은 양쪽 다리가 비대칭인 상태에서의 걸음이다.
그나마 운동을 꽤 오래 해서 척추기립근이며 코어쪽이 어느 정도 탄탄해진 것이 도움이 될 듯하다.
쓸데없이 교정한다고 스트레칭이며 뭐며 찾아보지 말고 그냥 운동만 열심히 하란다. 교정은 자기가 할 테니 거기에 맞게 근육만 단련해 놓으면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한 번 치료받는데 비용도 건강보험이 적용되어서 2만원이 안된다. 일주일에 두 번 한 달 내 치료받아도 20만원 안쪽에서 해결된다. 건강보험 만만세!
한의원 다시 갈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물리치료까지 받고 나니 오히려 몸이 더 이상해진 듯하다.
아직까지는 양쪽 다리 길이가 같다. 글피에 또다시 가야지.
건강은 평소에 챙겨야 한다. 그보다 자기가 건강하지 않다는 사실도 건강해지고 나서야 알게 된다.
예전에 막 살 때는 그냥 아팠을 뿐 어디가 이상있는지도 몰랐다.
건강에 신경쓰게 된다. 오래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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