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그 사람은 계란을 던져야 할 만큼의 대표팀에 대한 애정은 남아 있었구나. 기대하는 만큼 실망하고 좋아하는 만큼 배신감도 느낀다. 그에 비하면 나는 독일전에서 승리했든 어쨌든 한국축구란 고작 이런 정도 수준이구나 그냥 아예 관심을 끊은 상태다.
실망도 분노도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무덤덤해진다. 패스도 제대로 안되고, 수비의 기본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저들이 바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축구를 잘한다는 대표들이다. 선수들 욕할 것 없다. 그렇게 선수들을 길러낸 것이 지도자들이고 협회다. 독일 하나 이겼다고 졸전 끝에 16강 탈락한 주제에 개선장군처럼 돌아온 바로 저들이다. 축구협회는 독일전에 이긴 것 하나로 앞으로도 계속 이 모양일 것이다.
팬들이 그렇게 만든다. 독일 이기려 러시아 간 것이 아니다. 더 높은 곳까지 오르려 러시아에 간 것이었다. 독일은 이겼는데 어째서 스웨덴과 멕시코는 이기지 못했는가. 그 원인은 누구에게 있고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독일 한 번 이겼다고 그 모든 것이 그냥 묻혀 버린다.
오죽하면 던졌을까. 차마 말로 다하지 못할 감정을 때로 사람들은 욕설의 형태로 표출하기도 한다. 도저히 욕설로도 다하지 못하는 감정은 폭력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물론 폭력은 나쁘다. 그래도 고작 계란 아닌가. 잘해서가 아니라 그렇게밖에 표출 못하는 답답함 같은 것이다. 대표팀에 대한 분노를 그런 분위기에서 새삼 어디서 말한다고 들어줄 사람이나 있을까.
그냥 대표팀 경기는 보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관심도 가지지 않고 기대도 가지지 않는다. 오래전부터 그러려고 마음먹었었는데 이번에 결심을 굳히게 되었다. 그런 졸전을 보이고도 아무런 반성도 없고 개선의 노력도 없다. 그게 대한민국 축구다. 현실을 인정하면 편하다. 이번 월드컵의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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