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자격

남자의 자격과 페이소스

까칠부 2021. 2. 21. 07:28

페이소스를 이해하고 싶으면 '남자의 자격'을 봐라.

 

내가 페이소스란 단어를 제대로 이해하게 된 계기가 바로 '흥부전'이었었다.

 

그리고 찰리 채플린을 보았다.

 

어쩐지 슬프고 화나고 안쓰러운데 웃음이 난다.

 

도저히 웃을 수 없을 것 같은데 웃음이 나오고 만다.

 

바로 신명이다. 웃을 수 없는 상황에 웃음이 나오는 건 다른 이유가 있지 않겠는가.

 

초심밴드를 보는데 어쩌면 그리 눈물이 그렁거리며 웃음이 나오는가.

 

드러머 형님에게 공감할만한 나이가 이제서야 되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먼먼 길을 돌아 다 늙고 약해진 추레한 굽은 등으로 이전의 추억을 반복한다.

 

손발은 따라주지 않는데 그 기억만은 선연하다.

 

조금은 주눅들고 그래서 어설프고 서툰 동안에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지금까지 남자의 자격을 대신할 예능을 찾지 못했다.

 

단 하나의 예능이다. 아, 탑밴드가 있었지. 단 둘. 내가 카테고리까지 만들어 글을 쓴 예능들이다.

 

유튜브가 좋다. 넷플릭스만큼이나 좋다. 눈물이 난다.

 

추억은 아름다운 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