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그렇지. 정의로운 검사따위 있을 리 없다. 검사도 공무원이다. 상당한 급여를 받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저 나이에 저 정도 저택을 살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 다른 수입원이 있었거나, 아니면 부인이 재력이 있거나. 그러면 과연 부인의 재력이란 거저 얻어지는 것일까?
대한민국 대부분 법조인들에게 법을 공부하는 이유인 것이다. 그 어려운 사법시험까지 치러가며 판사와 검사가 되고자 하는 이유인 것이다. 출세하기 위해서. 돈과 권력과 명예를 손에 넣기 위해서. 부모들부터 그렇게 가르친다. 너 하고 싶은대로 마음대로 하며 살기 위해서 법을 배우고 법조인이 되어야 한다. 하긴 판검사만일까? 기자는 다를까?
벌써 10년도 넘은 것 같다. 이 블로그에서 그리 쓴 적이 있다. 기자가 지식인이든 시대는 끝났다. 월급쟁이다. 그런데 월급쟁이도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신분이 되는 사회다. 같은 평사원인데 삼성 다니는 평사원과 중소기업 다니는 평사원은 전혀 다른 신분에 속한 사람들인 것이다. 하다못해 보안직이라도 공기업 정규직이면 중소기업 정사원보다 훨씬 우월한 지위에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기자 신분을 이용해서 뭐라도 해야겠지?
그래서 빈센조가 저 고생을 하는 것이다. 그냥 가진 정보들 언론에 흘려 까발리게 하면 그것으로 끝났어야 하는데 과연 어느 언론이 그렇게 해 주겠는가. 대창 정도나 되니 무당 말 믿고서 바벨을 공격하는 기사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언론도 제 역할을 못하고, 검사도 판사도 제 역할을 못한다면 사람이나 죽여대는 마피아가 그 역할을 대신해야만 한다. 아무리 미화해도 송강이나 이규나, 혹은 홍길동이나 장길산이나 로빈후드나 사람을 함부로 죽여댄 도적놈들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차라리 그런 놈들이 민중에게 영웅이다.
차라리 그런 도적놈들을 바란다. 민중이 위정자들에 바라는 것도 그것이다. 자신들을 위한 도적놈이 되어달라. 표창장을 위조하든, 월세를 얼마 올려받든 다 상관없으니 자신들을 위해 저 뭣같은 새끼들이 대가를 치르게 해달라. 점잖게 선비놀음하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대신해 죄를 짓고 오명을 쓸 수 있는 선지자 순교자들을 바라는 것이다. 그러기에는 가진 것이 너무 많은 놈들이니 결국 위선자 소리를 듣는 것이고.
위선자가 위선자가 아니게 되는 것은 결국 자신이 그로 인해 손해를 보고 피해를 입게 되었기 때문이다. 위선이 헌신이 되고 희생이 되면 더이상 위선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스스로 피를 흘리고 타인의 피를 손에 묻힐 때 그는 위선자가 아닌 영웅이 되는 것이다. 그 사실을 모른다면 결국 위선자로 파렴치한 무능력자로 끝나고 말 뿐이다.
정검사가 배신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 번 좌천되었다고 했다. 좌천되었는데도 그만한 집에 살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치러야 할 대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어설프게 똑똑한 놈들이 그래서 세상에는 더 큰 해악이다. 법이 악의 편에 서고, 거짓이 진실 위에 선다. 세상에 구원이란 있는가?
빈센조가 살기 위해서는 비둘기라는 초현실적인 조력자의 도움이 필요했다. 드라마라는 것이다. 현실에서는 일어날 리 없는. 과연 빈센조처럼 스스로 악과 싸울 악이 되고자 하는 이가 현실에 있을 것인가. 최근 평소 탐탁치 않게 여기던 누군가를 눈여겨보기 시작한 이유다. 마피아는 악인가? 그러나 세상이 곧 마피아다. 악은 악으로. 피는 피로.
빈센조가 참 철인이다. 그렇게 피를 흘리면서도 다음날이면 바로 멀쩡해진다. 빈센조의 한국이름과 가족까지 알아냈다. 그 가족을 목표로 한다. 대창일보의 사장이 빈센조 앞에 시체로 놓여진다. 빈센조에게 살해의 누명까지 씌워진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은데. 마지막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입맛은 쓴데 또 한 편으로 즐겁다. 즐거운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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