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막걸리만 입에 달고 살다가 여름이고 하니 어떻게 하면 더 시원하게 술을 마실까 고민하게 되었다. 고민이랄 것도 없었다. 시원하게 술을 마시자면 역시 증류주와 얼음이다. 거기에 탄산수를 더하면 막걸리와 맥주의 청량감까지 느낄 수 있다. 그러면 증류주는 무엇으로 할까?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았다. 소주와 고량주, 위스키까지. 하지만 역시나 탄산수와 얼음으로 희석해 먹으려면 잡스런 맛과 향이 섞이지 않은 순수한 알콜일수록 좋다. 안동소주도 괜찮긴 하지만 제대로 된 건 너무 비싸다. 이미 시험하기 전에 결론은 나와 있었다. 역시 이렇게 먹는 건 보드카가 최선이다.
보드카와 탄산수와 얼음을 채운 컵을 모니터 앞에 두고 넷플릭스를 보면서 과일청까지 넣어 대충 뒤섞는다. 비율까지 생각할 필요는 없다. 텍사스 윙봉을 에어프라이어에 돌린 뒤 안주삼아 이슬이 잔뜩 맺힌 대충칵테일을 들이킨다. 역시나 기대대로. 과일청의 감미와 산미, 그리고 얼음의 시원함과 탄산의 청량함 그 위에 보드카의 알싸함까지. 그리고 텍사스 윙봉은 살짝 매운 맛을 더한다.
여름엔 술이다. 쉬는 날엔 술이다. 술먹고 취하면 뻗었다가 다시 깨어나서 대충 시간을 보내고 한 잔 퍼마신다. 거의 하루에 20시간 가까이 자는 것 같다. 자는 시간 말고는 계속 술을 마신다. 더위를 잊고 한 주의 고단함을 잊고 숙면에 빠진다. 이래서 그리들 술을 즐겨 마시는 것일까. 날이 많이 서늘해지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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