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웃기는 게, 노지훈이 과연 처음 등장할 당시부터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는가 하는 것이다. 이슈조차 되지 않았었다. 그냥 꽤 훈훈한 외모에 아주 못하지는 않는 참가자다. 아마 예선에서도 방시혁이 노지훈에게 쏘리를 주었었지 않았던가 싶은데.
이미 프로라서 처음부터 실력을 발휘하고 주목을 받았던 것이 아니라 오디션이 진행되는 동안 점차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며 지금에까지 이른 것이었다. 과연 지난주 방시혁멘토스쿨 전까지만 하더라도 노지훈이 최종 10명에 선발되리라 생각한 사람이 몇 명이나 있었을까? 스포일러 본 사람 빼고. 최종 멘토를 결정할 때에도 단지 가능성을 보였을 뿐 그것이 두드러지게 눈에 띄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더구나 그렇다고 지난주 방시혁멘토스쿨레서 살아남은 것이 특혜에 의한 것이었던가? 당시 네 명 가운데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이 다름아닌 노지훈이었다. 그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객관적인 사실이다. 김정인도, 데이비드 오도, 이미소도 그에는 훨씬 미치지 못했었다. 그러면 이제까지의 노지훈의 성장과정이 모두 연출이고 연기였다는 것일까? 이미 프로라서 잘하는데 단지 방송을 위해서 그랬다고? 너무 넘겨짚는 것 아닌가?
이전에 이미 데뷔를 했든 어쨌든 시작 단계에서 노지훈은 다른 참가자보다 특별히 나을 것 없는 위태위태한 위치에서 출발하고 있었다. 연습생이었든 어쨌든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고 마침내 최종 10명에 안착하는 놀라운 결과를 이루어냈다.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한가?
프로라서 문제라면 프로 이상의 실력을 보여준 참가자들도 많았었고, 연습생 경력이 문제라면 전문실용음악학원 등에서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처음부터 경력을 밝히지 않은 것이 문제라면 양정모 역시 음반을 내고 방송출연까지 했던 사실을 굳이 밝히지 않았었다.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프로 이상의 실력으로 남들을 압도하며 순조롭게 올라갔다면 의미가 있을 수 있겠지만, 주목도 받지 못하다가 한 계단 한 계단 성장해가며 지금에 이르렀는데 그 이정의 일들이 궁금할 게 무언가?
결국은 순정이라는 건데. 순정 아마추어. 순정신인. 순정참가자. 그놈의 지긋지긋한 순결주의 엄숙주의. 그 역겨운 순수한. 그래서 굳이 주목도 받지 못하던 참가자가 과거의 경력을 밝히지 않았고, 또 순수하지도 않으니 그동안의 노력과 성과는 무의미하다? 이 얼마나 오만한 소리들인가?
혹시 모른다. 노지훈이 자기는 단 한 번도 음반도 내 본 적 없고 정말 이번이 첫도전이었다. 무대에 서 본 적도 없고 노래도 해 본 적 없다. 그런 식으로 이미 밝힌 바 있다면 그것은 거짓말로 문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단지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적인 비난을 들어야 하는가? 그래야 하는 당위가 있던가?
백청강도 비록 밤무대지만 이미 돈을 받고 무대에 섰던 프로였다. 돈 받고 노래를 부르면 프로다. 양정모도 말할 것 없다. 이동미도 아마 음반을 냈었던가? 멋대로 기준을 정하고 심지어 정작 오디션을 진해하는 프로그램에 대해서까지 그 기준을 따를 것을 요구한다. 그것을 가지고 비난하고. 대중이란 어느샌가 이렇게 권력이 되어 오만의 끝을 달리고 있다. 그건 그들 자신의 기준이지 위대한 탄생의 기준은 아니다. 그렇게 위대한 탄생의 기준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자체를 가지고 문제삼던가.
여자친구 과거 들추는 것도 아니고. 노지훈의 과거가 지금의 노지훈을 만들었는가? 그러면 처음 예선에서의 모습은 무엇인가? 그동안의 노력과 성장보다 과거의 일이 더 중요한가? 그러자는 오디션이고 그래서 위대한 탄생 스스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했다. 그것을 누가 결정하는가? 과거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참가자가 비단 노지훈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단지 선택이다. 과거를 보자는 오디션이 아니기 때문이다. 과거가 중요한가 지금의 현재가 더 중요한가? 무엇을 보자는 오디션인가?
구체적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전혀 문제가 될 것 없는 문제들이다. 자기 나름의 기준을 절대시하고 심지어 방송국에 대해서까지 따를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면. 대중은 권력이 되었고, 권력은 오만을 부린다. 조금 더 겸손해지면 어떨까? 방송국과 연예인에게만 겸손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말이다. 한 마디로 웃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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