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내가 나는 가수다를 좋게만 볼 수 없는 것이다. 한 시대의 전설을 불러다 놓고서는 찢고 자르고 머리 위에 군림하며 평가하려 든다.
전설은 말했듯 이미 평가가 끝났다는 뜻이다. 임재범에 대해 누가 달리 말하겠는가? 부정할 수 없는 전설이며 다만 나이가 들어 전성기가 지났다. 그렇더라도 현재를 보아야겠지.
과거와 비교해서는 답이 없다. 시간은 흐르고 사람은 항상 한결같지 못하다. 그럴 거면 전성기인 가수만 불러다 무대에 세우던가. 하지만 전성기가 아니더라도 그에 맞는 표현법이 있다는 것이다. 임재범은 바로 그것을 보여줬고. 기량과는 상관없이 자신이 가진 역량 안에서 노래가 가진 최고의 감정을 표현해냈다.
그것이면 좋은 것을 굳이 비교하고 평가하고 재단하고. 그러면서 단정짓고. 이제는 퇴물이다. 맛갔다. 형편없다. 거품이다. 끝났다. 실패작이다.
그러니까 그럴 거면 전성기에 있는 가수들만 불러서 세우라는 것이다. 아니 전성기면 뭐하나? 또 비교할 텐데.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과연 순수하게 온전히 그들의 놀래를 들을 수 있을까?
감동이란 정답을 가지고 그것을 요구할 때 오는 것이 아니다. 주관식이란 단답형이 아니다. 아트는 논술조차 아니다. 과거와 다르면 다른 대로 받아들이면 그만인 것을. 그래서 그의 노래를 듣고 감동받을 수 있었던 것 자체가 순수하게 그 순간의 만남을 즐길 수 있었던 사람들인 것이다. 멋대로 답을 정하지 않고 재단하지 않고 그 자체로써 느낄 수 있었던 것. 그것이 아티스트와 대중의 만남일 텐데.
박완규도 이런 걸 걱정했던 것이리라. 전설이 이런 식으로 모욕받는 것에 대해. 나도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 임재범도 많이 죽었구나. 참 대중이란 오만하다. 앞으로 시간이 지나 한국을 대표할만한 보컬리스트가 누가 있겠는가 할 때 누구의 이름을 거명할 수 있을까?
조금 더 아티스트를 아끼고 존경하는 법을 배웠으면 싶다. 손가락이 예전만 못해도 3대 기타리스트는 3대 기타리스트다. 전설은 그 자체로 평가되어지는 것이지 비교되는 대상이 아니다. 화가 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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