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남자의 자격, 젠틀맨 편에서 프렌치 먹고 미술관이며 공연 보러 갔다고 아주 난리가 났었다. 부르주아라고. 돈지랄한다고. 시청료 가지고 뭔 짓 하는 거냐고. 아마 한다하는 연예블로거들은 거의 프로그램을 욕하고 나서지 않았을까? 그것 때문에 보지 않는다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로.
그런데 이번 청춘합창단에서 도배사로 일하신다는 어느 아주머니의 사연이 나왔었다. 20대 시절 대학교 앞에서 회수권을 파는데 학교에서 들려오던 노랫소리가 그렇게 아름다웠다던가? 그것을 평생의 꿈이자 동경으로 겨우 들어갔던 어머니합창단에서 단복이라고 주었던 푸른 드레스가 그리도 가지고 싶었다 하셨다. 그 드레스가 그리 예쁘고 멋져서였을까? 아니면 다시 겪어야만 했던 좌절 앞에서 부여잡고 싶은 꿈이었기 때문이었을까? 영등포 가서 같은 옷을 사서 입고 산을 올랐다 하셨다. 딸은 그 옷을 입고 노래 부르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싶다고 사연을 보내고 있었다.
확실히 비교되지 않는가? 그저 돈지랄이라며 증오부터 내비치는 어떤 사람들과 그 소리를 평생 동경하여 꿈으로 여기고 상당히 늦은 나이가 되어서도 감기에 걸린 몸으로도 오디션에 임하던 그 아주머니와. 떨어지더라도 오디션장에서 한 번 노래를 불러 보고 싶다. 그 순수가 지금도 가슴을 저민다.
보아하니 합격자 명단에 없던데. 그래서 더 생각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인간이 갖는 순수한 동경. 아름다움과 멋짐에 대한 그 순수한 간절함을 그대로 그린 것 같달까? 그래서 신중현은 블루스와 록을 한국화시킨 것일 테고, 송창식 역시 자기만의 음악을 완성시킨 것일 게다. 하고 싶어서. 그 말에는 인간 본연의 순수한 그 간절함이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게 인간은 나아간다.
인간이 아름답다는 것. 바로 그같은 꿈이 있기 때문 아닐까? 지금 가난하니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 가난하니까 위는 아예 돌아보지도 못한 채. 그런 것은 내 것이 아니라.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살아갈 힘을 얻는다. 그것이 또한 문화의 힘일 것이다.
순수가 갖는 아름다움에 대해서. <남자의 자격>이라는 프로그램이 갖는 장점일 것이다. 사실 전현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그것이기도 하다. 너무 예능을 하려 한다. 차라리 웃기지 않아도 윤형빈이 좋고 이정진이 아쉬운 이유다. 그들에게는 진실함이 있었다. 아쉬운 부분일 것이다.
그냥 생각이 났다. 그 아주머니에 대해서. 그리고 그때 이런저런 이유로 때를 놓쳐 쓰지 못한 글에 대해서도. 또한 당시 그리 욕을 함께 먹었던 기억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동경할 줄 아는 사람과 그것을 단지 원망하고 배척하는 사람과. 하긴 인터넷이라는 게 그런 것이기는 하지만.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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