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댄싱 위드 더 스타 "본능과 감성과 이성의 삼위일체를 이루다!"

까칠부 2011. 8. 20. 08:17

땀이란 본능에 속한다. 관계라는 것은 감성에 속한다. 예술은 이성에 속한다. 춤은 육체로 하는 예술이다. 그리고 댄스스포츠에는 파트너가 존재한다.

 

그러고 보면 춤과 관련해서도 많은 영화들이 제작되었고 지금까지 인구에 회자되는 것들도 적지 않다. 하나같이 강조하는 것은 꿈과 열정, 그와 함께 최고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의 흥건한 땀과 그들이 무대에서 보여주는 아름다운 춤사위, 무엇보다 파트너와의 끈끈한 우정, 혹은 애정일 것이다. 바로 MBC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댄싱 위드 더 스타>가 매주 10% 이상의 시청율을 기록하며 금요일밤 최강자로 군림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누구나 아는 유명인들이다. 현직아이돌에, 전직아이돌, 배우, 인기방송인, 프로바둑기사, 성악가, 가수, 스포츠인, 그런데 그들이 어느새 댄스스포츠 초보자가 되어 땀을 흘린다. 좌충우돌 서툰 모습을 보이며 멍투성이가 되어 조금씩 성장해간다. 무대 위에 선 그들의 모습은 이제까지와 전혀 다른 모습이다. 무대에서의 화려한 모습과 무대 뒤에서의 땀흘리는 성실한 모습. 서툰 만큼 무대 위에서 보여지는 그들의 춤사위는 감동을 더한다. 오랜동안 전문가들에 의해 다듬어져 온 댄스스포츠의 엄밀함이 그들의 서툰 몸동작과 함께 더욱 가까이 다가온다.

 

차라리 전문적으로 댄스스포츠를 하는 프로들의 춤이었다면 그만한 감동은 아니었는지 모른다. 아니 무대 위에서의 모습만이었다면 역시 그렇게까지 감동은 주지 못했을 것이다. 마치 벌거벗은 듯 초보자로 돌아가 땀을 흘리며 노력하는 모습들이. 일상을 잊고 춤에 매진하는 열정이. 그리고 멍든 그들의 다리가. 때로 눈물도 흘리는 그 고난들이. 춤에 대해서 전문적으로는 몰라도 무대 위에 올려진 그 춤이 어떤 과정을 통해 완성되었는가는 안다. 그리고 그들의 춤사위는 수많은 전문가들이 최소 수십 년 동안 만들고 다듬어 온 결과물이었을 터다. 가장 아름다운 몸짓으로써.

 

그냥 본능과 충동에 몸을 맡기는 춤사위가 아니다. 정해진 규칙이 있고 자세가 있고 그것으로써 채점이 이루어진다. 얼마나 정확한가. 얼마나 그 춤에 대한 보편적 기준에 합당한가. 댄스스포츠 국가대표팀 감독이기도 한 황선우 심사위원의 심사평이 그것을 구체적으로 말해준다. 지적인 희열이기도 하다. 바로 고전의 엄격함일 것이다. 머리로써 이해하고 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 알면 알수록 그것이 더 재미있고 아름답다. 예술이란 이성의 영역인 이유일 것이다. 단지 내 감정이 시켜서가 아니라 이성으로써 그것을 이해할 수 있을 때 더 아름다울 수 있다.

 

그리고 파트너와의 감정적인 교감이 있었다. 항상 프로그램에서 인터뷰를 하며 파트너에 대해 빼놓지 않는 이유일 것이다. 점차 한 사람씩 탈락하면서 출연자의 수가 줄어들자 출연 유명인과 파트너와의 관계를 보다 강조하여 보여주는 이유일 것이다. 제시카 고메즈의 박지우 팀의 공연을 보면서는 이 두 사람 진심으로 사귀었으면 좋겠다. 이번에 우승한 문희준, 안혜상 팀을 보면서는 귀여운 남매 같다. 김강산, 김규리 조는 오랜 친구와 같은 다정함이 있었다. 춤을 추면서 두 사람의 손이 서로를 맞잡고 서로의 눈이 서로를 향할 때 그로부터 신뢰와 애정의 온기를 느끼게 된다. 그들은 또한 출연유명인과는 다르게 댄스스포츠 선수들이기도 하다. 물론 방송에서는 초보자들이다.

 

그들이 서로 다가가는 과정에 대해서. 그들이 함께 연습하는 장면들도. 그리고 무대 위에서의 그들의 모습을. 하기는 그래서 마지막 결승에서는 그동안 탈락한 출연자는 물론 문희준, 안혜상 조와 김규리, 김강산 조가 헤쳐 온 그동안의 과정들을 압축해 보여주고 있었다. 지금 보는 이 무대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어떤 과정을 통해 그들은 함께 무대에 서게 되었고 어떻게 함께 무대를 만들어 왔는가. 그리고 그들이 보이는 무대는 이제는 비교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 우아한 왈츠와 경쾌한 차차차, 그리고 무엇보다 춤을 추는 그들 자신들.

 

꿈과 열정, 사랑과 우정, 희생과 헌신, 성장과 노력, 땀과 눈물, 그리고 도전과 성공, 아마 모두가 좋아하는 것들일 것이다. 극적이라 할 때 항상 빠지지 않는 것들이기도 하다. 지금 그것이 무대에 올려지고 있는 것이다. 아름다운 춤사위와 함께. 절제된 엄격한 동작 속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마치 만화로 된 참고서처럼 쉽게 들리게 된다.

 

문희준과 안혜상의 다정함이 좋았다. 그리고 그들에 어울리는 귀여우면서도 활기찬 무대가 좋았다. 김강산과 김규리는 오랜 친구처럼 보였다. 차차차는 다정했고 왈츠는 우아했다. 사실 김규리나 김강산이나 모두 문희준보다 나이가 어릴 터임에도. 묘하게 김강산과 김규리가 같이 있으면 댄스스포츠 선생님이어서인지는 몰라도 김강산이 마치 오빠처럼 보인다. 그 또한 그동안 그들이 보여온 모습의 연장일 것이다. <댄싱 위드 더 스타>가 만들어낸 드라마이며 서사다.

 

재미있었다. 그리고 감동적이었다. 어느새 프로 못지 않은 무대를 선보일 수 있게 된 최종경연자들에게. 초반 그리 서툴던 몸짓들이 이제는 제법 댄스스포츠를 하는 사람다워지고 있었다. 물론 지켜보는 시청자 역시 그들과 함께 보는 눈도 함께 늘었다. 땀은 본능을, 우정은 감성을, 예술은 이성을. 어쩌면 예능이라는 것이 추구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준 프로그램이 아니었을까.

 

금요일 저녁 가장 큰 즐거움 가운데 하나였다. 춤을 보면 즐거웠고, 그 춤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고 있으면 행복했다. 유명인 출연자와 댄스스포츠 선수가 만들어가는 우정과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그들의 끈끈한 신뢰. 더불어 마침나 누군가는 좌절하고 누군가는 승리하는 드라마 역시. 하필 마지막 결승에서 김규리가 치명적인 실수를 범함으로써 드라마는 더욱 극적으로 완성되고 있었다. 아쉬움이 남고 미련이 남아야 드라마는 더욱 극적으로 재미있게 완성된다.

 

오히려 야심차게 다음을 준비하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이 우려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연 <위대한 탄생>은 <댄싱 위드 더 스타>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시청율이 아니라 프로그램의 완성도에 대해서다. 시청율이야 넘어설 수 있다 하더라도 <댄싱 위드 더 스타>와 같은 드라마를, 감동을, 재미를 시청자들에 줄 수 있을까. 더구나 비슷한 시간대 케이블TV에서는 <슈퍼스타K>를 방송한다. 결국 비교되고 말 것이다.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어떻게 <댄싱 위드 더 스타>가 기대를 깨고 성공을 거둘 수 있었는가. 여러 제반여건들에 비해서도 <댄싱 위드 더 스타>는 매우 성공적인 프로그램이었다. 멘토와 멘티의 관계에 대해서도. 과연 서바이벌을 통해 대중에 보여줄 수 있는 감동과 재미가 무엇인가. 그런 점에서 훌륭한 파일럿 프로그램이기도 할 것이다. 무척 의미가 깊었다. 이대로만 살릴 수 있다면.

 

다시 시즌2를 통해서 보게 되기를 바란다. 문희준과 안혜상, 김규리와 김강산, 제시카 고메즈와 박지우, 지금의 인연을 소중하 하기를 기대한다. 그런 서로에게 오가던 진심들마저 쇼이기를 바라지 않는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감동과 더불어 기억을 맴돌게 될 것이다. 아마도 그리움으로.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마침내 우승한 문희준과 안혜상 팀에 축하의 말을 건넨다. 비록 결승에서 패하기는 했지만 김규리, 김강산 팀도 준우승이었다. 최고였다. 잊지 않을 것이다. 모두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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