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한국 대중음악의 산실로써 세시봉이 재조명되었었다. 하지만 알까? 세시봉이 있던 그와 동시기 다른 곳에서도 한국 대중음악의 현대화를 위한 많은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것을.
신중현이 애드 훠를 결성한 것이 1964년, 그보다 조금 전 키보이스가 록그룹의 형태를 갖추고 무대에 오르고 있었다. 라스트찬스, 사랑과 평화, 신병하, 유현상, 최이철, 이남이, 무엇보다 조용필과 윤수일...
다운타운에는 세시봉이 있었지만 이태원에는 미군을 대상으로 한 클럽무대가 있었다. 그들은 한국의 무대에서 미군을 대상으로 본토의 음악인들과 겨루었다. 본토의 음악인들과 대등한 수준이면 원단, 그보다 훌륭하면 특A라는 평가를 들었다. 라스트찬스와 사랑과 평화가 그런 밴드였다. 그리고 그같은 클럽무대를 통해 수많은 음악인이 배출되며 1980년대 록의 중흥기를 일구어냈다.
과연 이태원이 미군무대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대중음악은 존재했을까? 발라드는 존재했을지 몰라도 록과 댄스음악은 조금 더 미루어졌을 것이다. 다만 문제라면 그나마 세시봉이나 다운타운 쪽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되는데 이태원 미군무대는 영 그것이 안 되고 있다는 것. 나도 알음알음으로 몇 마디 주워들은 게 전부다.
이쯤 해서 한 번 쯤 이태원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아직 생존해 있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유현상과 윤수일은 한 번 방송에 함께 나올 만도 할 것이다. 전설적인 연주자들과. 조용필도 섭외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것을 TOP밴드 제작진들이 해주었으면 더 의미가 있겠다.
처음에는 "놀러와"를 생각했다. 세시봉특집처럼 놀러와에서 이태원 특집을 하면 어떨까. 하지만 송홍섭도 출연하고 유현상도 예선 심사위원을 보았고. 또 의미가 의미인 만큼.
시즌2 들어가기 전에 잠깐 방영해 보아도 좋을 것이다. 한국 록의 역사를 재조명해본다는 의미에서. 원래 첫회에서도 그래서 록의 역사를 되짚었던 것인데. 그냥 해 보는 기대일 것이다. 부디 그랬으면. 단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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