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슈퍼스타K - 예리밴드 리더 한승오의 실수...

까칠부 2011. 9. 17. 08:14

사실 실제 밴드가 주인공인 서바이벌 오디션 <TOP밴드>에서도 항상 불거지곤 하는 문제였다. 설마 그 많은 팀 가운데 16팀 남았는데 서로 합주하는데 무슨 큰 문제가 있겠는가? 하지만 불과 몇 주만에 하나의 전혀 새로운 곡을 편곡하고 연습해서 무대에까지 올려야 하다 보니.

 

솔로는 그냥 혼자 맞춰 보면 된다. 세션은 그 솔로의 뒤에서 받쳐주며 따라가면 그만이다. 그러나 밴드란 하나하나의 개성이 어우러져 하나의 소리를 내는 것이다. 주연이 따로 없고 조연도 따로 없다. 그런데 매번 새로운 곡 미션도 버거운데, 전혀 개성이 다른 팀과 콜라보레이션을 하라니. 전혀 알지도 못하는 노래이고 또한 전혀 자신들의 개성과도 어울리지 않는다.

 

결국 <슈퍼스타K>란 솔로가 주인공인 오디션인 때문이다. 그때그때 주제에 맞춰 자기의 색깔을 바꿀 수 있는 솔로를 뽑자는 것이지, 이미 화학작용을 일으켜 하나로 녹아 있는 밴드의 개성을 보자는 것이 아니다. 설사 솔로로써 가능성을 보였어도 변신에 실패하면 떨어지고 마는 것이 <슈퍼스타K>다. 한 마디로 자리를 잘못 찾아들어간 탓이라고나 할까?

 

예리밴드의 리더 한승오씨의 분노어린 체념을 보면서 그래서 어느새 공감하고 있었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하자고 한다고 바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드럼은 어쩌고? 베이스는? 기타는? 보컬은? 서로 키도 다르고, 스타일도 다르고, 마인드도 다르다. 두 사람만 모여도 그것을 하나로 녹이는데 문제가 적지 않은데 멤버만 도대체 몇 명인가.

 

그래서 문득 하게 되는 생각이 <슈퍼스타K> 제작진이 <TOP밴드>의 열렬한 팬이었구나. 윤종신에게 실망했던 부분도 그가 <TOP밴드>를 좋아하고 즐겨 보고 있다 생각하니 납득이 된다. 이런 더러운 꼴 보기 싫으면 <TOP밴드>로 가라. <슈퍼스타K>에 도전하고자 하는 많은 밴드들에게.

 

신지수에 대해서는 사실 공감하는 바가 있다. 나도 성격이 비슷하다. 일단 속에 있는 말을 해야 한다. 일단 말을 하고서 들어야 한다. 차라리 목소리를 높이며 멱살잡이하는 것을 좋아하지, 그저 좋게좋게 조용히 넘어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필요한 때는 다그쳐서라도 결과를 내야 한다. 다만 중요한 것은 과연 얼마나 팀원들에 신뢰를 주는가?

 

너무 다그치면 자칫 팀원들을 불신한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불신은 팀웤을 해치는 최악의 조건이다. 자신이 팀원을 불신하면 팀원도 자신을 불신하게 된다. 불신은 불안을 낳게 된다. 라이벌 미션이 의미하는 바가 그것이다. 그것은 참으로 칼날위를 걷듯 아슬아슬한 것이다. 나이가 어린 것을 감안한다면. 다그치더라도 일단 팀원을 조금 더 믿어주었으면 어땠을까?

 

도대체 패자부활전은... 패자부활전이랍시고 무대에 한꺼번에 올려 '거위의 꿈'을 부르게 하고, 탈락자를 다가가 뒤에서 끌어안고, 손발이 다 오그라들려 한다. 하여튼 이때나 저때나 그놈의 패자부활전. 다행히 이번에는 세 명이라 크게 무리는 없었다.

 

밴드가 나갈 곳은 아니다. <슈퍼스타K>나 <위대한 탄생>이나 보컬 오디션이지 밴드 오디션은 아니다. 토요일에는 드라마 대신 TOP밴드! 오디션도 밴드라면 슈스케나 위탄 대신 TOP밴드일 것이다. 새삼 깨닫는다. 밴드가 갈 곳은 TOP밴드라는 것을. 절대의 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