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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싱 위드 더 스타2 - 오디션, 초보의 서툰 무대가 있어 더 즐거운 경연이 재미...

까칠부 2012. 5. 5. 08:19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는 재미일 것이다. 놀라며 감탄하거나, 혹은 위안과 함께 비웃거나. 어차피 잘하는 사람만을 볼 것이라면 굳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볼 것 없이 검증된 프로의 무대를 찾아보면 된다. 그들이야 말로 공인된 잘하는 사람들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굳이 사람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찾아보는 이유는 잘하고 못하는 그 군상들을 보고자 하는 것이다.


어디나 그렇다. 어디든 마찬가지다. 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못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냉정해서 못하는 사람들이 살아남기란 무척 힘들다. 아니 어지간히 잘하는 사람들도 프로의 세계에 가면 못하는 사람이 되어 버린다. 어쩐지 주눅이 든다. 마치 사람이 아닌 것처럼 날아다니던 프로축구선수가 정작 국제무대에서 어른과 아이의 차이를 보여주며 형편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는 듯한 기분일 것이다. 고작 저런 정도밖에 안되는가. 그렇다고 함량미달인 이를 프로의 무대에 세우는 것도 마땅치 않다. 프로는 어디까지나 프로다워야 한다.


그래서다. 생각해 보면. 그같은 일반일을 대상으로 한 오디션 프로그램으로서 가장 오랜 것이 다름아닌 KBS의 왕고참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일 것이다. 물론 잘하는 사람들은 잘한다. 프로가수 뺨치게 잘한다. 심지어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프로로 데뷔한 경우조차 적지 않을 정도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못하는 사람들을 본다. 노래를 시작하자마자 '땡!'하는 야멸찬 소리와 함께 무대에서 내려와야 하는 이들. 음정, 박자, 심지어 가사까지 틀리며 하나 맞는 것이 없는데 그런데도 당사자는 신나서 땡소리마저 듣지 못한다. 아마 대부분의 시청자들 자신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자기 자신이거나, 혹은 주위의 누구이던가. 비웃는다기보다는 그같은 친근함이 마음이 놓이고 웃음이 나오는 것이다.


<댄싱 위드 더 스타>도 마찬가지다. 시즌 1에서도 후반으로 갈수록 프로를 연상케 하는 빼어난 실력의 참가자들로 인해 한껏 긴장과 기대가 고조되고 있었다. 이번주 김규리는 어떤 무대를 선보일 것인가? 제시카 고메즈는 어떤 매력적인 무대를 보여줄 것이낙? 문희준은 어떤 무대로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감탄시킬까? 하지만 전반부는 달랐다. 필자나 전혀 다르지 않은 몸치 참가자들의 피땀어린 노력과 그럼에도 여전히 어색한 모습이 웃음과 함께 묘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던 것이다. 더구나 유명인들이다. 너무나 대단한 사람들인데 댄스스포츠라는 생소한 분야에서 그들은 초보가 되고 아마추어가 되어 저같은 굴욕을 당하고 만다. 조금은 짓궂은 감정이기도 하다.


기대한 팀들이 있었다. 리듬체조 국가대표선수를 역임한 신수지씨의 경우는 사실상 사기에 가까웠다. 리듬체조를 통해 익힌 유연성과 순발력, 무엇보다 리듬감과 표현력이 아무래도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남다르다. 하물며 리듬체조를 그만두고 평소 댄스스포츠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고 말하고 있었다. 춤이라는 것을 거의 접해보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 가장 고생하는 것이 다름아닌 유연성과 리듬감의 문제였을 텐데. 시즌1에서나 시즌2에서나 그것이 가장 참가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 그런데 그것을 혹독한 훈련을 통해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남은 것은 단지 필요한 충분한 기술을 갖추는 것 뿐일 것이다. 기술적으로 가장 완벽한 무대를 기대하게 된다.


아이돌 출신인 토니안과 현직아이돌 효연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들도 춤을 춘다. 장르는 다르지만 그들 역시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춤을 추며 연기를 한다. 대중에게 춤을 통해 자기가 전하고자 하는 바를 전한다. 처음 문희준도 원래 추던 춤과 전혀 다른 댄스스포츠만의 스타일에 적잖이 고전하고 있었지만 댄스스포츠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갈수록 몸에 익은 춤실력과 춤에 대한 감각들이 그의 춤동작에 녹아들고 있었다. 심지어 시즌1에서 문희준은 마침내 우승까지 차지하고 있었다. 시즌1에서의 현아와는 달리 현재 소녀시대의 스케줄이 따로 <댄싱 위드 더 스타>와 겹치거나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현역 아이돌 가운데 춤꾼으로 유명한 효연의 선전도 기대해 본다.


예지원에 대한 기대도 있었다. 시즌 1에서의 김규리 역시 배우로서 단련된 연기력과 표현력으로 단기간에 익힌 댄스스포츠의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고 있었다. 물론 기술적으로도 그녀는 상당한 노력과 시간을 투자한 결과 일정한 경지에 올라 있었다. 하지만 역시 김규리의 무대를 보다 극대화할 수 있었던 것은 김규리 자신이 갖는 표련혁과 존재감이었다. 그런데 예지원에 더해 최여진이 어려서 발래를 배웠었다 말하고 있었다. 배우의 연기력과 표현력, 그리고 그로부터 비롯되는 존재감, 여기에 기술이 더해진다. 시즌1에서의 김영철도 짧았지만 많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무대를 멋지게 빛내주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둘다 21점으로 최고점수를 받고 있었다.


여기까지가 감탄하며 볼 대상들이었다. 처음부터 찍어 놓았다. 이들은 잘할 것이다. 이들이 마지막까지 남을 것이다. 이들의 무대를 기대하며 본다. 나머지는 만만하게 웃으며 마음놓고 보는 대상들일 것이다. 서툴고 어색한 몸짓들을 보면서. 전혀 엉터리인 나와 다르지 않은 그 모습들에서.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보편적인 대중들이 공감할만한 드라마가 만들어질 것이다. 김동규와 이봉주가 반드시 춤을 남들보다 잘춰서 상당히 오랫동안 남아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배신자는 나타나고 말았다. 송종국과 최은경이 그들이었다.


데니스 강은 예상대로였다. 격투기에 쓰이는 근육과 춤에 쓰이는 근육은 다르다. 순간적인 파괴력을 중요시하는 이종격투기와 유연성과 순발력을 중요시여기는 댄스스포츠의 근육은 전혀 다를 수밖에 없다. 남들보다 근육이 발달하고 힘 또한 탁월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이 결여되어 있다. 그에게 맞는 스타일의 춤을 찾거나 고안해내야 한다. 최저점인 15점이 납득이 간다. 정적인 스포츠인 당구의 여자챔피언 김가영 역시 마찬가지였다. 시즌1에서의 여자바둑국가대표 이슬아의 역할을 그녀가 맡고 있을 것이다. 몸을 움직이는데 익숙하지 않다. 그럼에도 기대한 것보다는 제법 춤이 괜찮았다.


역시나 몸이 뻣뻣한 이훈과 제법 몸동작은 그럴싸하자면 여전히 어색한 김원철, 역시 춤보다는 연기력이 더 뛰어나 보이는 선우재덕, 그들도 필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몸치인 필자와 마찬가지로 뒤늦게 춤을 급하게 배워 무대에 오르려니 모든 게 뜻처럼 되지 않는다. 보람까지 느끼고 있었다. 그래도 감탄은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제법 볼만하게 추고 있지 않은가. 그들이 그동안 기울인 노력이 보이는 듯했다. 바로 이런 재미다. 유명인이 평범한 초보가 되어 도전하고 성장해가는 드라마. 성장하여 마침내 성취를 이루어내는 그 쾌감이다. 이 가운데는 과연 누가 드라마를 만들어낼까?


그런데 배신자가 있었다. 축구선수도 물론 리듬감이 중요하다. 근력은 물론 유연성과 순발력도 뛰어나야 한다. 부족한 것은 표현력이다. 상당히 괜찮은 동작들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아직은 뭔가 부족하다. 기대를 벗어났다. 더구나 최은경의 경우는 지난주 방송을 통해 지나치게 친근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었다. 그래서 기대했다. 이 또한 위로받을 수 있겠구나. 껄껄 웃으면서 필자 또한 아직은 그렇게 심각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게 뭔가? 보기에 상당히 멋지지 않은가? 춤이야 아무래도 초보이다 보니 아쉬운 점이 많겠지만 어차피 같은 아마추어가 보기에 기술적 완성도라는 것은 그렇게 크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진정 줄기고 있었다. '춤'을 추고 있었다. 너무 부러웠다. 질투나도록 부러워 화가 나려고까지 했다. 시즌1에서는 이렇게까지 배신자는 없었는데.


물론 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오디션이라는 드라마다. 굳이 오디션의 형태를 띄고 <댄싱 위드 더 스타2>가 만들어지는 이유다. 그들도 댄스스포츠라는 생소한 장르에서는 초보자다. 아마추어다. 성장할 여지가 있다. 점차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마지막 무대에서 그들은 어떤 얼마나 달라진 발전된 모습을 보이는가. 그리고 그것을 기대한다. 전혀 의외의 참가자가 다른 참가자들을 누르고 마지막 우승까지 차지한다. 그 또한 짜릿하지 않을까? 대리만족이 된다.


면면들이 화려하다. 시즌1에 비해 그다지 구멍이 보이지 않는다. 데니스 강과 김가영을 제외하고 어느 정도 몸들이 되는 듯하다. 방송도 한결 세련되어졌다. 심사위원들이 심사평을 하는데 해당 장면이 슬로우모션을 더해 잠깐 보여진다. 바로 이런 뜻이었구나. 보다 치열한 드라마와 댄스스포츠의 진정한 묘미에 듬뿍 빠져들 수 있지 않을까? 땀보다 아름다운 드라마는 없다. 스포츠는 항상 가장 아름다운 감동적인 드라마다. 춤이란 예술이다. 화려하면서도 평범한 참가자들을 본다. 다른 오디션과 차별되는 점이다. 대단하지만 결국은 그들도 나와 같다. 공감과 기적과 드라마, 그리고 감탄과 동경을 본다. 다만 댄스스포츠가 아직 우리나라에서 그다지 대중적인 종목이 아닌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더 인기있을 수 있었을 것이다.


아직은 초반이다. 그래서 점수도 최고점이 21점이다. 최저점이 15점이니  6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제 본격화되면 시즌1에서처럼 심지어 심사위원으로부터 만점을 받는 참가자도 나올 것이다. 하지만 초반이어서 재미있는 것도 있다. 최저점과 초보자다운 서툰 무대가 공존한다. 납득할 수 있는 탈락자가 나온다. 공간과 연민이 있다. 누구일까? 다음주가 기대된다.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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