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연령대별로 조를 나눈 것까지는 좋다. 그런데 다시 생방송에서 조별로 한 명씩 탈락시키겠다? 멘토가 존재하는 이유가 무언가?
멘토시스템은 <위대한 탄생3>를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구분짓는 가장 중요한 차별요소일 것이다. 참가자들에게 음악적으로 이미 성공을 거둔 멘토를 붙여줌으로써 그들에게 멘토의 지식과 경험을 전수하여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체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다시 말해 참가자 개인의 재능이나 실력 이외에도 그들을 관리하고 가르치고 훈련시키는 멘토의 역량 또한 프로그램에서는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즉 참가자 개인이 거둔 성적에는 멘토 자신의 역량에 대한 평가 또한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가장 시청률이 높았던 <위대한 탄생> 시즌1에서도 멘토간의 경쟁이 가장 큰 흥미요소로 작용하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된 시즌2에서도 결국 시청자들의 관심은 누가 우승을 차지하는가 하는 것과 함께 어떤 멘토의 멘티가 우승하는가에 집중되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시즌1에서도 김태원 조에서 우승과 준우승이 나오고 있었고, 시즌2에서도 이선희 조의 구자명과 배수정이 각각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시청자 투표란 참가자 개인에 대한 지지여부인 동시에 멘토에 대한 평가도 겸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각 조별로 탈락자를 가려낸다고 한다. 멘토간이 경쟁이 아닌 같은 멘토의 멘티 사이의 경쟁이다. 물론 지난 시즌1과 시즌2에서 지나치게 멘토가 부각된 나머지 참가자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많이 희석된 것은 사실이다. 그 점을 경계해서 멘토의 비중이나 역할을 보다 축소시키고자 한 의도 또한 이해할만한 부분이 있다. 그렇더라도 기왕에 멘토라는 시스템을 채택했다면 그 장점만은 살려야 하지 않겠는가. 참가자 개인의 경쟁에 더해 멘토간의 경쟁이기도 하다는 <위대한 탄생>만의 장점을 아예 포기하려는 듯하다. 그동안 김태원과 용감한 형제를 중심으로 보여지던 멘토 사이의 긴장과 견제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지고 만다. <위대한 탄생>만의 가장 큰 재미 하나가 그렇게 사라져 버린다.
더구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의 개인의 성적이란 얼마의 시간동안 탈락하지 않고 버텨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즉 시즌 2에서와 같이 12명의 참가자 가운데 2명이 탈락하고 10명이 남아있다면 바로 그 10명이 모든 참가자 가운데 상위 10명이 되는 것이다. 16명 가운데 4명이 탈락하고 12명이 남았다면 그들이 바로 모든 참가자 가운데 실력이나 대중적 인기면에서 가장 뛰어난 12명이 되는 식이다. 그런데 각 조별로 탈락자를 내놓는다면 만에 하나라도 다른 조에서 살아남은 참가자 가운데 탈락한 참가자보다 못하다고 판단되는 참가자가 나올 수 있다. 논란은 커진다. 아니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는 구도다. 단지 나이대와 성별이 그렇다는 이유만으로 불리한 경쟁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된다.
시청자 투표를 100% 반영하는 구조도 그렇다. 물론 대중음악을 할 사람들이기에 대중의 판단은 무엇보다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가진 심사위원의 전문가적인 평가 또한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다. 대중의 판단과는 별개로 음악인으로서 참가자들의 실력을 나름대로 기준을 가지고 평가할 수 있다. 아예 심사위원에 의한 전문적인 평가를 배제한 채 시청자의 판단에만 맡긴다는 것은 참가자들의 실력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를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최소한의 판단의 기준은 필요하다. 이러이러한 평가와 더불어 그럼에도 대중은 이렇게 보았다. 양자를 조합하는 이유가 있다.
이미 멘토스쿨 들어와서도 아쉬운 장면들이 많았다. 조만 잘 만났다면 탈락하지 않고 생방송까지 바로 갔을 참가자들이 몇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그런데 그것이 생방송으로까지 이어진다. 전문적인 평가 없이 대중의 주관적 판단에 모든 것을 맡기려 한다. 그래서 가려낸 TOP12, 혹은 TOP8이 어떤 의미를 가질까? 가장 잘하는, 혹은 가장 인기있는 8명일까? 아니면 단지 운이 좋아 유리한 조에 속했을 뿐인 결과에 불과할까?
유난히 실력있는 참가자들이 많다. 아니나 다를까 김연우 멘코스쿨에서도 남주희와 조선영이 보여준 '봄여름가을겨울'의 무대는 오디션 참가자의 무대라기보다는 프로음악인의 무대를 연상시키고 있었다. 김보선과 오병길의 '사랑이 떠나가네' 또한 프로에 결코 못지 않은 실력과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 가운데 탈락자가 나온다는 것이 무척 아쉽다. 상대적으로 정진철과 우수의 무대가 많이 부족했기에 그런 점들이 더욱 부각된다. 생방송에서는 그것이 더 심하다. 이미 각 조별로 어느 정도 실력의 우열이 드러나고 있다. 탈락자들이 아쉽다.
지난 시즌2보다도 재미가 못하다. 아마도 시즌2에 대한 반성 때문인지 분량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한 노력이 엿보이기는 하지만 그로 인해 꼭 남겨두어야 하는 것들까지 너무 많이 포기하려는 듯하다. 김태원과 용감한 형제의 티격태격이 흥미를 모으는 것은 그들이 멘토인 때문이다. 하기는 멘토와 멘티 사이의 유대도 그다지 없다. 굳이 <위대한 탄생3>여야 하는가? <위대한 탄생3>를 기다려온 시청자에 대한 무성의이고 무책임이다. 방기다. 제작진만 좋아서 좋은 프로그램일 수 없다.
물론 아직 시작 전이다. 생방송이 시작되고 평가를 해도 늦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우려가 큰 것은 그만큼 실망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재미가 없다. 지루하다. 답답하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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