뻑하면 나오는 말이 안전불감증. 안전문제에 대한 자각이 부족하다.
까놓고 말해보자. 진짜 그것이 문제인가? 진짜 한국인은 안전에 대한 자각이 부족한가?
누구보다 챙긴다. 더 안전하게. 더 안락하게. 단, 전제가 붙는다. 돈 안들게.
안전불감증이 문제가 아니라 안전을 돈과 바꾸려는 환금주의가 문제인 것이다.
구명보트라고 있는 게 혹시라도 누가 들고갈까 아예 자물쇠를 걸어놨다 한다.
배에 이상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설마... 한 번 항해를 취소하면 손해가 막심하다.
배에 문제가 생긴 것을 알리면 또 얼마나 손해를 보게 될까.
그동안의 사건사고들도 마찬가지다. 법대로 하면 돈이 든다. 싸게 싸게...
오히려 그것을 부러워하고 있었다. 나도 그렇게 돈을 아낄 수 있으면...
편법은 지혜다. 탈법은 기술이다. 법을 어겨서라도 이익을 얻으면 사회적으로 존경받는다.
어떻게든 들어가는 비용을 아끼고, 어떻게든 자신이 부담해야 할 비용 또한 줄이고,
그래서 돈을 벌고, 돈을 늘리고,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그를 대신하게 될 리스크는 돈으로 계량되지 않는다. 어차피 신경도 쓰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벌어들일 돈이지 쓸데없는 다른 것들이 아니다.
한국사회가 아직 전근대에 머물러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19세기 유럽은 무형의 가치에 대해서조차 계량화를 시도하고 있었다. 안전이 돈이다. 정직이 돈이다.
사람 한둘 죽는 것 정도야. 사람 몇 백 명 죽는 정도로는. 그래서 돈만 번다면.
삼풍백화점이 그 대표적인 예 아니던가.
대구지하철방화사건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죽었지만 결국 돈을 벌었다. 그들은 행복했다. 아무도 책임을 묻지 않았다.
안전불감증인가? 진짜? 서로 뻔한 거짓말로 속이지 말자. 안전을 돈으로 바꾸는 게 문제다.
돈이 신이다. 한국사회에서 유일한 신은 돈이다. 돈을 벌게 해주는 신이기에 의미가 있다.
승무원들에게도 돈을 더 들여서라도 제대로 안전교육을 시켰더라면.
결과적으로 계량조차 불가능한 막대한 비용을 물어야 할 처지가 되었다.
돈만 벌면 된다. 돈만 많이 벌면 된다. 대한민국의 정의다. 그 정의가 다시 비극을 만들었다.
안전불감증이라는 말을 혐오한다. 그것은 기만이며 무책임이다. 화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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