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억울한 일을 당해본 사람이면 알 것이다. 너무 억울해서 그 생각만 하게 된다.
자신의 의지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그냥 떠오른다. 그냥 생각난다. 생각만 하게 된다.
얼핏 정상으로 보이는 이유도 그래서다. 정상이다. 단 한 가지 머릿속에 그 생각 한 가지만 떠오른다.
이래야지. 저래야지. 이랬으면. 저랬으면. 침착하게 애초 계획한 대로 냉정을 유지하며... 그래서 가능하다. 자신의 뇌조차 한 가지 명령만을 반복해서 처리하는 도구가 되어 버린다.
왕따의 피해자를 동정하게 되는 이유가 그래서다. 왕따를 경험해 본 사람이면 더 그렇다. 하기는 왕따피해자가 자살을 하면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차라리 죽이지 왜 죽냐고.
정상으로 보이지만 정상적인 사고는 이미 불가능하다. 왕따가 인격살인인 이유다. 뇌의 한 부분을 망가뜨려 버린다. 영혼의 일부를 영영 변질시켜 버린다. 돌이키기 힘들다.
과연 자신이 그런 상황이면 어땠을까? 가장 무책임한 인간이 참으라 하는 인간들이다. 어떻게? 그동안 참아왔다. 더 이상 참지 못하겠으니 그런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을 죽인 것이 잘한 행동인가? 그것을 잘했다는 사람은 없다. 동기에 대한 정상참작이다. 이해할만한 여지가 있다. 역지사지란 이런 때 쓴다. 만일 나였다면?
그냥 아무거라도 자신의 능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억울한 일 한 번만 겪어보면 알 일이다. 어째서 사람들이 그를 동정하고 연민하는가. 그렇게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주위에 너무 많다.
정상참작은 정상참작이다. 무죄가 아니다. 그럴 만한 사정이 어느 정도는 있었다. 타당성에 대한 고려다. 죄는 죄고 정상참작은 정상참작이다. 이것을 이해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왕따가 왜 무서운가. 인간을 미치게 만든다. 미친 사람에게 정상을 바란다. 무리인 것을 누구나 안다.
억울한 일이 있다. 여전히 가슴에 사무쳐 있다. 자다가도 벌떡 깬다. 하지만 잊혀져간다. 운이 좋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운이 좋은 것이 아님을 안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우울해지는 이유다. 관심도 놓지 못한다. 아프다. 너무.
'문화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임병장의 왕따와 극기훈련, 강해야 사는 사회 (0) | 2014.07.05 |
---|---|
공무원과 교사의 정치중립... (0) | 2014.06.30 |
무장탈영과 왕따, 군대와 근대사회의 모순을 되짚다 (0) | 2014.06.28 |
왕따와 살인... (0) | 2014.06.24 |
무장탈영병과 군대이야기... (0) | 2014.06.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