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너보다 힘든 사람도 있는데... 노인이 문제다!

까칠부 2014. 9. 27. 15:00

지금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논리란 어쩌면 하나일 것이다.

 

"너보다 더 힘든 사람도 있는데..."

 

그러니 견디라. 그러니 참으라. 그러나 입닥치고 받아들이라.

 

이를테면 과거 어려웠던 시절을 떠올리자며 아이들에게 감자와 주먹밥을 먹이는 퍼포먼스를 여는 것과 같을 것이다. 자기들은 이렇게 힘든 시절도 견뎌냈으니 너희도 견뎌내라.

 

더 낮은 임금과 더 열악한 환경과 더 가혹한 대우와 인간적인 모멸까지. 문제는 그들이 이제는 사회의 지배적 위치에 올라 있다는 것이다. 너희들이 눈만 좀 낮추면 된다. 젊은 세대들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만들기보다 자기들이 만든 일자리에 젊은 세대가 맞추기를 요구한다.

 

근성이 없다. 정신력이 약해 빠졌다. 그리고 그 말들은 전염된다. 전문직은 사무직을, 사무직은 생산직을, 생산직 정규직은 비정규직을, 그리고 비정규직은 백수를. 더 힘든 사람을 보고 행복을 얻으라. 발전이 없다. 더 나아져야 하는데 나아져야 하는 이유 자체를 부정한다.

 

한마디로 한국전쟁 이후 피폐했던 현실을 지금도 여전히 감당해야 하는 셈. 그래서 강해야 하고. 그래서 초등학생들이 해병대 훈련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나 때는..."

 

사람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미래보다, 현재보다, 과거를 더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늙었다고 말한다. 과거만을 돌아본다. 과거만을 말한다. 그것만을 추억한다.

 

젊은 세대들에게 본때를 보여주려 했다. 훌륭하다. 세대갈등은 누가 조장하는가. 어째서 더 이상 젊은 세대는 노인들을 공경하기를 거부하는가. 세대차이를 넘어 서로에 대한 적의로까지 발전한다. 시대가 역행하더라도 그것을 불편해하는 젊은 세대의 나약함만을 탓하려 한다. 그들이 미래를 산다.

 

지혜란 경험한 그 너머를 볼 줄 아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현실은 우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