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란 누구나 두려워하는 것일 터다. 죽음을 마주하고 태연할 수 있는 사람이란 거의 없다. 하물며 자기가 자신의 목숨을 끊는다. 단지 자신의 입을 막고자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목에 독극물이 든 주사기를 꽂는다. 두려움도, 원통함도, 후회도, 분노도 없다. 지독할 정도로 무심한 얼굴에 떠오른 것은 단지 단호한 의지 하나. 무엇일까?
사건은 점입가경으로 치닫는다. 아니나 다를까 조은비의 아버지 조봉학이 자신의 손에 죽어가던 기억은 조작된 것이었다. 차우진(천정명 분)의 바로 가까이에, 더구나 매번 차우진에게 최면술을 걸어주던 정신과 의사(김영재 분)가 있었다. 자신보다 더 뛰어난 최면술사가 있다며 차우진을 가리키던 정신과 의사의 말처럼 최면술을 쓸 줄 아는 것은 드라마 안에서 차우진 한 사람만이 아니었다. 이미 도입부에서 정신과 의사는 차우진이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면술을 사용해 돕고 있었다. 누군가 차우진의 기억을 의도적으로 조작한 것이라면 가장 첫순위에 올려야 할 용의자다. 너무나 당연해서 반전이라는 느낌조차 없다.
차우진의 기억을 멋대로 조작해가며 반드시 듣고자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차우진이 진짜 봉인한 7년 전의 기억이다. 그 기억으로 인해 정신과 의사는 물론 그동안 일어났던 살인사건의 범인들 역시 스스로 죄인이 되어야 했고, 자신을 죽음으로 내몰아야 했다. 김회장(김학철 분)의 입에서도 '평화의 집'이라는 이름이 언급되고 있었다. 차우진의 집에도 그와 관련한 기사가 스크랩되어 붙어 있었다. 그동안 일어난 일련의 살인사건들의 배후에는 X가 도사리고 있었다. 그 X를 뒤쫓는 또다른 누군가가 있다. 박형사가 바로 그 누군가에 의해 살해되었다. 차우진 자신이 바로 그 중심에 있다. 차우진의 기억이 그 모든 문제를 해결할 중요한 열쇠일 것이다.
조은비(김소현 분)는 최소한 지금 단계에서 당장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과 크게 직접적인 관계는 없어 보인다. X의 협력자인 정신과 의사 역시 조은비를 이용의 대상으로만 여기고 있을 뿐 그녀를 보호하거나 배려하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김회장은 당연히 자신의 아들을 죽음으로 몰고간 관련자 가운데 하나인 조은비를 용서할 생각이 없다. 다만 김회장이 말하는 이용가치라는 것이 이후 드라마에 조은비가 중요하게 역할을 하게 될 것을 예감케 한다. 은비에 대해서는 아직도 단편적으로만 정보가 제공되고 있을 뿐이다.
차우진의 주위에 X에게 정보를 주는 협력자가 있다. 핸드폰 위치추적으로 차우진의 위치를 찾아낸 순간 범인인 정신과 의사의 핸드폰에도 위치가 들통났다는 메시지가 도착한다. X의 뒤를 쫓는 김회장의 하수인 역시 X의 정보망을 피하지 못한다. 고수사관(박원상 분)에게는 아직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남모를 비밀이 있다. 이것은 또 장차 드라마의 전개에 있어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가. 차우진을 돕는 내사과 부장검사의 의도 또한 순수하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음모와 음모가 얽히고 쌓이며, 그것은 다시 반전에 반전으로 이어진다. 의외로 차우진의 동기이자 라이벌인 김동수(최재웅 분)가 차우진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들 사이에는 또 어떤 대화가 오가고 있었을까.
결국 자신을 향한 모든 의도와 계획들로부터 자신을 감추기 위한 장소로 차우진은 교도소를 선택한다. 설마 현직검사가 죄인의 몸이 되어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을까. 자신에 우호적인 내사과 부장검사의 도움으로 이름을 바꾸고 죄목까지 조작하여 아무도 찾지 못하는 곳에 자신을 숨긴다. 시간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7년전의 기억을 찾고, 자신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일들에 대해 정리하고 파악하기 위해서는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장소와 시간이 필요하다. 차우진이 사라진 사이 저들은 차우진을 찾기 위해 그 의도를 보다 노골화할 것이다. 반격이다. 교도소는 차우진의 부활을 위한 장소다.
한두명이 아니다. 재계의 거물로 조직폭력배들을 한 손에 쥐고 주무르는 김회장 역시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계속해서 희생자가 나오고 있다. 자발적으로 자신의 목숨을 어떤 목적을 위해 내던지는 이들이다. 사채업자의 장부는 검찰관계자는 물론 상당한 고위인사들까지 차우진을 꺼리도록 만들었다. 차우진은 갈수록 궁지로 내몰린다. 철저히 농락당한다. 기억마저 조작하여 그로 하여금 짓지도 않은 죄를 동료검사 앞에 자백하도록 만든다. 지독한 기만이며 조롱이었다. 자신을 둘러싼 음모의 실체를 조금이나마 엿 볼 수 있게 된다. 준비가 필요하다. 아직 모두에게 노출된 차우진은 숨어 있는 저들에 비해 불리한 입장일 수밖에 ㅇ벗다.
비로소 가야 할 길이 제시되었다. 무엇을 목표로 어디쯤 도착할 것인가 방향도 정해졌다. 악몽의 실체가 밝혀졌다. 차우진이 풀어야 할 과제가 구체화되었다.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가. 진실과 정의는 과연 무엇이며 어디에 감춰져 있는가? 최면술을 잃었다. 가장 중요한 무기를 잃고 말았다. 마치 초능력 같다. 얻기도 하고 잃기도 한다. 조금은 아쉽다.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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