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였다. 검사가 등장한다고 반드시 수사드라마여야 한다는 법은 없다. 탐정이 등장한다고 반드시 추리물이어야 하는가? 의사가 주인공이어도 의학드라마일 필요는 없다. 단지 검사가 등장하는 드라마일 뿐이다.
어쩌면 이런 것이 오히려 더 새롭고 신선할 것이다. 검사가 사랑을 한다. 검사와 경찰이 사랑하며 일상을 누린다. 그러면서 자기의 일이니 사건도 해결한다. 2회에서 마약상을 추적하는 에피소드는 그래서 흐지부지 흘려넘기고 있었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두 주인공이 서로에게 더 마음을 여는 것일 테니까. 캐릭터를 드러내고 인물의 관계를 드러낸다. 범죄수사는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첫회에서도 그랬다. 사건을 대하는 두 주인공 한열무와 구동치, 그리고 그들의 상사인 문희만의 입장만이 강조될 뿐 사건 그 자체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지나가고 있었다. 2회는 아예 처음부터 두 사람 사이의 로맨스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강수의 주변이야기가 사건보다 더 중요하다. 이건 또 색다르다. 흥미를 잡아끈다. 과연 이 드라마는 어떻게 완성되고 끝나게 될까?
조금은 의심스러웠는데 그나마 안도로 바뀌고 말았다. 기대대로라면 - 바로 그 기대가 제목의 뜻인지도 모르겠다. 섣부르게 예단하지 말라. 공중파에서도 월화에 볼 만한 드라마가 하나쯤 나오는 것일까? '라이어게임'에 비하면 임팩트는 부족하지만 나름의 장점과 개성을 주목해 볼 만하다.
민완검사로서는 부족하지만 사랑스런 여주인공으로는 한열무만한 캐릭터도 없을 것이다. 어딘가 그늘지고, 비밀을 간직하고, 정의로우면서, 연약하다. 조금 바보같기도 하다. 열정만 넘친다. 좌충우돌 사건을 만들어가기에 딱이다. 괜히 다 아는 척 여유를 부리는 구동치와 균형을 이룬다. 역시 중심은 문희만. 다만 가끔 지나치게 전면에 나선다는 것이 아쉽다. 문희만이 주인공은 아닐 텐데도.
이제 슬슬 다른 캐릭터에 대한 소개도 나오고, 인물구성에 따른 팀의 장점이나 특징 역시 보다 명확해질 테고, 그리고 나머지는? 로맨스는 일단 주인공이 매력적이어야 한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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