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오만과 편견 - 문희만의 숨은 의도,겨우 진실에 닿다

까칠부 2014. 12. 10. 03:31

역시! 역시! 어쩌면 사소한 사건들이었을 것이다. 실적을 위해 정창기(손창민 분)의 제보로 마약수사를 시작했었다. 15년 전 시신으로 발견된 한별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한열무(백진희 분)는 검사가 되었다. 그런데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어느새 그 사소한 사건들이 사법부의 일각을 뒤흔들 수 있는 폭탄이 되고 말았다. 검찰국장 이종곤(노주현 분)과 민정수석 성무영이란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는 거물들의 이름이었다.


애초에 정창기와 문희만(최민수 분)이 15년 전 오산에서 있었던 교통사고를 덮기로 결심한 것은 특검팀의 결정 때문이었다. 재건그룹이라는 거물을 기소해야 하는데 수사검사이던 문희만이나 중요한 증거를 제공한 정창기나 저들에 빌미를 주어서는 안된다. 정창기에게는 만일을 위해 아예 1년 동안 외국에 나가 있도록 종용하고 있기도 했었다. 어쩌면 교통사고를 일으킨 당사자인 정창기나 문희만보다 더 절실하게 당시의 사고를 덮어야만 했던 강한 동기가 그렇게 모습을 드러낸다. 정창기와 문희만에게 침묵을 강요하고 해외로 도피하도록 강하게 등떠밀 수 있는 바로 그 누군가다. 하필 당시 특검팀의 멤버 가운데 지금도 문희만과 선이 닿아 있는 그의 상사 이종곤의 이름이 포함되어 있다.


어차피 이 사실이 터지면 이종곤 자신도 죽는다. 문희만이 이미 알았고, 구동치 역시 조만간 알게 될 것이다. 구동치가 지금 쫓고 있는 사건은 둘이다. 하나는 성형외과의사 주윤창과 관련된 고위층 마약성접대, 그리고 다른 하나는 구동치 자신의 트라우마이기도 한 한열무의 동생 한별의 죽음과 관련한 진실이다. 그런데 전자는 이종곤과 경쟁관계에 있는 민정수석 성무영에게로 이어지고, 후자는 이종곤과 선이 닿아 있는 부장검사 문희만을 가리키고 있다. 그런데 만일 그 타겟이 문희만이 아닌 그 뒤에 있는 누군가라면? 정창기의 증언으로 그같은 정황이 더 선명해지고 있었을 것이다. 15년 전 오산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를 조사하고 있다는 구동치의 말에 문희만은 어쩌면 진심을 담아 계속 수사하라 말하고 있었다. 이종곤과 만나고 박순배와 거래한 뒤 한별의 죽음을 덮으려 하는 것과 어떤 연관이 있지는 않을까?


무언가 감추고 있다. 문희만과 유대기(장항선 분) 두 사람만 아는 무언가가 있다. 오래 가기 힘들다. 찾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이 약이 될 지 독이 될 지를 계량한다. 세상에는 약이 되는 것이 자기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다. 부장검사인 문희만마저 위험하게 만들 수 있는 중요한 무엇이다. 그럴 수 있는 것으로 문희만과 유대기 두 사람이서 공유할 수 있는 무언가란 과연 무엇일까? 한별의 사건은 문희만이 일단 덮으려 하고 있고, 나머지 가운데 그만한 비중을 가지는 것은 구동치가 계속 뒤쫓고 있는 고위층 마약성접대 및 판다 살해사건이다. 중요한 참고인인 송아름과 김재식이 함께 사망했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그것을 전한 것은 구동치와 정창기가 함께 있는 자리에서 흘린 문희만의 말이었다. 과연 그 말은 사실이었는가.


겨우 15년만에 당시의 사실들이 밝혀진다. 한별은 차 트렁크에 갇혀 있었다. 납치되던 당시 한쪽 신발을 잃었고, 갇혀 있던 차 트렁크에서 남은 한쪽 신발을 양말과 함께 벗었다. 갑갑하면 양말부터 벗는 것이 한별의 버릇이었다. 그리고 한별이 납치될 당시 강수도 함께 납치되었었다. 구동치가 강수를 구하려 했던 그곳에 한별도 같이 있었다. 강수 대신이었다. 강수를 납치하려다 같은 옷을 입은 탓에 한별까지 같이 납치당한 것이었다. 그리고 강수는 살았고 한별은 죽었다. 15년 전 오산의 교통사고는 그렇게 한별과 이어진다. 오산의 교통사고를 통해 한별의 죽음은 문희만 너머 어딘가로 향하게 된다. 그러면 마약수사와 한별의 죽음은 이종곤과 성무영마저 넘어 더 높은 누군가를 가리키게 될까?


이종곤의 뒤에도 누군가 있다. 이종곤의 위에 이종곤 자신조차 함부로 말할 수 있는 누군가가 이종곤의 입을 빌리고 있다. 박순배도 말한다. 저 높은 어딘가라고. 이대로 끝날 것이라 생각지는 않는다. 한별의 죽음을 쫓고, 송아름이 증언한 고위층 마약성접대를 쫓고 있는 그들의 앞을 막아선 거대한 벽은 마침내 그들이 이르게 될 저 높은 어딘가에 대한 단서가 될 것이다. 꼬리를 잡고, 다시 그 꼬리가 꼬리를 물고, 문희만은 박순배를 낚으려 한다. 그가 가지고 있는 단서들을 통해 그 위의 누군가를 노리고 함정을 판다. 구동치는 미끼다. 구동치가 이대로 계속 수사를 진행한다면 저들은 어떤 식으로든 행동에 나설 것이다. 누구일까? 어디일까? 문희만의 눈이 빠르게 그 누군가를, 무언가를 쫓는다.


밝은 일상과 어두운 음모가 만난다. 누군가는 사랑하고, 사랑에 고민하고, 혹은 사랑에 아파하는 그 순간에도 어디선가는 음험한 대화들이 오가고 있다. 더 높은 곳에서. 더 중요한 일들이 결정되는 그곳에서. 자기의 탓도 아닌 동생의 죽음에 아직도 괴로워한다. 행복해지려는 자신이 여전히 미안하기만 하다. 더 큰 정의가 있었다. 더 가치있는 무언가를 위해서는 너무나 사소하게만 여겨졌었다. 옳은 선택이었다. 그래야만 했었다. 후회한다. 잔인한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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