걍 정치가 싫은 것이다. 괜히 이리저리 시끄럽고 성가시고 번거로운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무라도 확실하게 중심을 잡고서 힘있게 밀어붙이는 것을 선호한다. 박정희와 전두환을 그리워하는 이유이고, 이명박이 대통령까지 될 수 있었던 이유다. 여의도 정치와 거리가 멀다는 것을 자랑으로 여긴다.
자기가 뽑은 국회의원이다. 선거일 굳이 투표소까지 찾아가서 직접 기표하고 투표함에 넣었다. 내가 찍지 않았어도 마찬가지다. 그날 어디 투표 않고 놀러갔다 왔어도 마찬가지다. 결국 그런 모든 것들을 아우르며 투표결과가 결정된다. 제대로 뽑았든 그렇지 않든 결국 국민 자신의 몫이다. 제대로 뽑을 생각은 않고 욕만 한다. 아니 그냥 욕만 하느라 제대로 뽑아야 한다는 생각조차 않는다. 누군가 비웃고 깔보면 그리 좋아한다. 국회의원이란 그런 존재라. 정치인이란 그런 존재라.
그런데 무려 대통령께서 그런 국회의원을 물먹였다. 여야의 합의에 강단있게 거부권을 행사하고, 여당의 원내대표를 몰아내려 한다. 국회의원따위 무슨 소용인가. 그래서다. 국회를 모욕하고 무시한다는 것. 썩어빠진 국회를 비웃고 깔보고 있다는 것. 그러므로 속시원히 잘하는 것이다.
정치혐오는 한국정치의 가장 큰 병이다. 자신의 손으로 뽑은 국회의원인데. 자신을 대신해 국회에서 정부를 감시하고 정책을 입안할 정치인들일 텐데. 하기는 대통령도 자신들의 손으로 뽑았다. 지지율은 그래서 항상 이해가 된다. 국민이 바라는 정치다. 국민의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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