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너를 기억해 - 간명한 추리, 드러난 용의자, 차지안의 위기

까칠부 2015. 7. 21. 04:13

밸런스를 맞춰간다. 프로파일러로서 이현(서인국 분)은 당시까지 밝혀진 사실들을 근거로 상당히 구체적인 사실들을 추론, 구축하여 수사팀에 전달한다. 수사팀은 이현이 전달한 내용들을 토대로 특유의 수사력을 발휘하여 용의자를 좁혀간다. 프로파일러 이현은 개인의 의혹과 비밀들을 쫓고, 수사팀은 강력범죄를 수사하여 범인을 체포한다. 다만 범인을 눈앞에 두고도 불의의 일격에 제압당하고 만 팀장 강은혁(이천희 분)과 차지안(장나라 분)이 아쉬울 뿐이다.


이현이 정말 바쁘다. 아무래도 동생을 찾은 것 같다. 이준영의 정체 역시 어느 정도 짐작이 간다. 그들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에도 강은혁과 차지안은 이현 자신이 건넨 프로파일링을 토대로 용의자를 압축하고 수사에 나섰다가 오히려 격투끝에 제압당하고 말았다. 독단이었고, 즉흥적인 결정이었다.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두 사람만 수사에 나섰다가 위험한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어쩌면 이번에도 이현의 도움이 필요할지 모른다. 동생도 찾아야 하고, 이준영도 찾아야 하는데, 한 편으로 차지안을 포함 경찰들까지 도와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이현과 차지안이 서로에게 이끌리고 있기 때문이다. 운명, 아니면 작가의 농간으로 서로가 서로를 부르고 있다. 아무래도 액션이 필수인 수사물이기에, 더구나 미국 유명대학에서 부교수로 재직중인 젊은 천재 프로파일러와 일개 말단형사와는 그 이름값부터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렇다 할 특기도 장기도 없는 차지안에 비해 이현은 심지어 싸움까지 잘한다. 서로 떨어져서 자기 볼일을 보고 있다가도 다시 만나려면 결국 차지안 쪽에서 문제가 생겨야 한다. 협력관계도, 대등한 애정관계도 아닌, 단지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는 구원자의 관계다. 악당들을 물리치고 공주를 구하는 왕자다.


범인을 추론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피해자들의 거주지와 사체가 발견된 장소와의 연관성을 찾는다. 하필 사체들은 도로 주변에 버려져 있었다. 그 도로는 피해자들의 거주지 역시 관통하고 있었다. 피해자들을 일주일이나 감금하고 고문, 살해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예민한 눈과 귀를 피할 수 있는 넓고 외진 장소가 필수적이다. 층분한 재력과 특정한 도로를 반복해서 이용해야만 하는 사정, 그리고 무엇보다 첫번째 희생자는 다른 피해자들과는 달리 몰카와 스토킹을 저지른 박수영과 전혀 아무런 관계도 없었다. 어이없을 정도로 결론이며 과정이 간결하고 명쾌하다. 다른 여지가 없을 정도로 시원하고 분명하다. 여지를 남겨야 꼬고 쪼는 맛이 있다. 나머지는 결국 그 과정에서의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현 자신을 위한 사건들인 동시에 이현과 차지안 두 사람을 위한 사건들이다. 잃어버린 동생 이민과 이준영은 그들의 관계를 극적으로 완성시킬 것이다. 단순한 범인체포가 아니다. 잃어버린 자신과 과거를 되찾는 과정이다. 비틀리고 일그러진 것들을 다시 원래대로 되돌린다. 비로소 자신을 구속하는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진다. 쉬운 상대가 아니다. 버거울 정도로 어려운 상대다. 도움이 필요하거나, 더 간절하게 돕고자 하거나. 사랑이야기다. 살아가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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