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니 19세기, 혹은 20세기 초반 초기자본주의에서 노동자들이 어떤 처지에 있었는가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조금 배웠다는 사람들조차 마찬가지다. 어째서 공산주의가 나왔고, 어째서 공산주의가 많은 양심적인 지식인들에게 정의로써 여겨지고 있었는가.
하기는 불과 수십년 전 이른바 공돌이 공순이들이 어떤 처지에서 노동을 했었는지 모르는 사람도 허다하다. 당사자들은 그나마 그렇게라도 했으니 먹고 살았다 그 시절을 위로받고 싶어한다. 아무 문제도 없었다. 아무런 잘못도 없었다. 그래야 했고, 그랬어야 했다. 그러므로 자신들은 잘했다. 훌륭했다. 하지만 그 시절 끝내 견디지 못하고 스러져간 청춘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동안 노동운동이 무엇을 만들어냈는가. 어떻게 현실을 바꾸어왔는가. 노조를 위해 목숨을 바쳐야 했던 수많은 노동자들은 무엇을 꿈꾸고 그려왔던가. 학교에서도 어디서도 가르치지 않는다. 당사자들만이 신화처럼 기억하고 있을 뿐. 노조가 공공의 적이다. 시간이 흘렀음을 깨닫는다.
노조가 사라졌을 때. 노조가 힘을 잃었을 때. 더 이상 노동자가 자신을 지킬 수단을 잃었을 때. 그러나 이나마라도 안하면 무엇으로 벌어먹고 살겠는가. 나라에서, 회사에서 모두 알아서 잘 해 줄 것이다. 부당한 일을 당해도 그에 항의하는 것조차 금기가 되어버린다. 바뀌어간다. 여전히.
'정치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헬조선 - 끌러내리기의 이유... (0) | 2015.10.05 |
---|---|
대기업과 경쟁... (0) | 2015.10.03 |
박주신과 대한민국 인권감수성... (0) | 2015.09.26 |
정치혐오와 정치의 이상화... (0) | 2015.09.22 |
도덕성이라는 함정... (0) | 2015.09.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