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응칠은 봤다. 그나마 응칠까지는 괜찮다. 하지만 응사부터는...
나는 지나간 과거를 미화하는 취미가 없다. 그리고 지나온 시간들이 항상 행복한 것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돌아보기 싫을 정도로 비참하고 우울했다. 그런데 굳이 그 시간을 떠올리게 만드는 드라마를 봐야 할 이유가 있을까?
누군가에게는 낭만이고, 누군가에게는 추억이고, 누군가에게는 복고이고,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쓰린 기억을 수 있다. 당장 오늘을 살기도 버겁고, 내일이 두렵고 불안하다. 과거는 더 한참 훗날 조금은 자신이 안정되었을 때 추억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아직까지도 응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회자되길래. 볼까 하다가 결국 첫장면서 손을 놓았다. 응사도 마찬가지. 그 시절을 떠올리게 만드는 장치들이 참을 수 없이 아직도 고통스럽기만 하다.
나 자신이 가지는 불안감과 열등감이 바로 여기서 비롯되고 있는지도. 나는 나 자신도, 나 자신의 과거도 결코 긍정하지 못한다. 현재는 물론 미래도 마찬가지다.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그리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아직은 과거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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