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것은 몰라도 이것 하나 만은 확실한 것 같다. 유치원에 아직 어린이가 남아 있는데 지켜보는 사람이라고는 유치원버스 운전기사 한 명 뿐이었다. 그나마 늦은 밤인데도 외부인이 마음대로 유치원 건물 안까지 들어오고 있었다. 그래서 만에 하나 채용된지도 얼마 안되는 운전기사가 남아있는 어린이에게 나쁜 마음을 먹었거나, 혹은 늦은 밤 무단으로 유치원에 침입한 여성이 어린이에게 안좋은 의도를 가지기라도 했으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사실 불과 얼마전에도 관련 뉴스가 크게 보도된 바 있는 민감한 소재였을 것이다. 아직 스스로 지킬 능력을 갖추지 못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더구나 그 아이들을 보호하고 교육할 책임이 있는 유치원이 법을 어겨가며 부당하게 이익을 추구하고 있었다. 다만 한 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차피 유치원이라는 자체가 그렇게 크게 돈이 벌리는 사업은 아니라는 것이다. 돈을 벌려고 한다면 유치원보다 더 나은 사업이 얼마든지 있다. 단지 아무리 선의로 시작한 일이라 할지라도 구조적으로 파고들 틈이 보이면 일부러라도 비집고 들어가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라는 것이다. 의뢰인인 배효진이 교육청에 유치원의 부정을 고발했음에도 정작 아무런 처분도 내려지지 않은 사실이 수상하다.
여전히 드라마는 유치할 정도로 바보스럽게 돌아가는 영리함을 보인다. 굳이 유치원의 내부사정을 알기 위해 신분을 감치고 위장취업을 한다. 우스꽝스러운 분장과 과장된 몸짓과 말투들, 그리고 진실에 다가가면서 느끼는 적당한 긴장감까지. 그럴 필요가 없는데 굳이 오버한다.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일부러 오버하며 보여준다. 마치 하루종일 한가하게 노닥거리기만 하다가 상사가 돌아올 시간에 맞춰 열심히 일하는 척 부산을 떠는 어색함과도 닮아 있다. 딸에게 보여주려 한다. 딸이 바라는 슈퍼맨이 되려 한다. 시청자와 정확히 자신을 맞춘다. 알아듣기도 어려운 법률용어보다 이쪽이 더 이해하기도 쉽다.
다시 소소한 주변의 사건으로 돌아온다. 소소하지만 그러나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되었던 사건이었다. 작지만 크다. 크지만 작다. 다시 신지욱(류수영 분)과도 엮인다. 이은조(강소라 분)가 법무법인 금산을 나와 처음으로 맡게 된 사건이다. 당장 단순한 부당해고였던 사건이 유치원의 불법과 비리라는 사회적 이슈로 넘어간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의 떠들썩함이 차라리 안타깝다. 엄마는 그렇게 생계를 위해 어린이를 맡기고 일터로 간다. 쉽지 않다. 흥미롭다.
http://www.stardail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92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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