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닥터 프리즈너 - 함정에 빠진 선민식, 나이제 달려가다

까칠부 2019. 4. 19. 10:28

나이제가 복수에 나선 이유가 나온다. 자기가 누명을 쓴 것 때문이 아니었다. 어머니가 그렇게 수술도 못받고 세상을 떠난 때문만이 아니었다. 아무 죄없이 죽어간 부부와 태어나지도 못한 그들의 아이 때문이었다. 아무도 그들을 기억하지 않고 그들을 위해 나서주지 않았으니까. 약속했었다. 반드시 살려주겠다고. 아내도 아이도. 그러나 아무도 살리지 못했고 누구도 지키지 못했다.


바로 그런 절박함인 것이다. 한소금이 동생 한빛을 찾기 위해 잠시 의사로서 자신의 양심을 뒤로 물렸던 것처럼 의사로서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의사의 양심을 잠시 접었던 것이었다. 이재훈은 지금 감옥에 있고, 그를 미끼로 모이라와 이재준의 태강그룹을 둘러싼 싸움에 끼어들었다. 아마 한빛과의 만남도 그에게 계기가 되어 주었을 것이다. 한빛을 통해 태강그룹의 내부 비밀을 알고 정민재 의원과도 접촉할 수 있었다. 선민식을 쓰러뜨리면 그 너머에 이재준이 있다. 물론 선민식을 집요하게 몰락시킨 것도 그로 인해 목숨을 잃은 환자를 대신한 복수였었다.


하지만 세상일이란 그리 만만치만 않고 이재준이 가진 힘은 나이제가 감당하기에 너무 거대하다. 벌써 나이제가 한빛을 숨기고 있고 어디에 숨겨두고 있는가 단서를 찾아낸다. 오히려 선민식이 함정에 빠져 살인자로 몰릴 위기에 놓인다. 아마도 고영철인 듯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가지는 힘이다. 선민식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이재준이든 모이라든 교도소 안에 자기 사람을 심어 둘 수 있다. 자기가 원하는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도록 만들 수 있다. 그 순간 나이제는 어쩌면 이재준에게 들켰을 한빛을 지키려 달려가야 한다. 나이제에게 전화를 한 상대는 누구였을까?


욕망과 욕망이, 원망과 증오가, 그리고 간절한 바람이, 그런 만큼 더 많은 것들을 희생해야 했던 이들과 굳이 그러고 싶지 않은 이들의 오만이 서로 부딪히며 얽힌다. 사람의 목숨 같은 것은 그런 그들에게 어쩌면 너무 하찮은 것이다. 선민식조차 차마 환자의 목숨을 직접 자신의 손으로 빼앗을 생각까지는 하지 못한다. 진정한 악이란 어떤 모습인가. 그런 악과 싸우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다. 절규와 같다. 나이제의 마음은 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