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리프트의 애매함, 3분할로의 변환에 앞선 고민

언젠가 어느 운동유튜버가 데드리프트는 참 애매한 운동이라 잘 하지 않는다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쉬는 동안 그동안 2분할로 운동하던 것을 3분할로 바꿔 보려니 비로소 그 말이 이해가 된다. 도대체 데드리프트를 등과 하체 가운데 어디에 놔야 하는 거지?

 

데드리프트의 무게가 스쿼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체되어 있는 이유일 것이다. 처음에는 둔근인 줄 알았는데 광배근이었다. 둔근 위쪽 광배근이 바벨의 무게를 버티면서 늘어나는데 바로 여기서 힘에 부쳐 일어서는 동작을 하지 못하는 것을 거의 매번 느끼고 있는 중이다. 광배가 버티지 못하면 바벨을 당겨주지 못해 결국 중심이 흐트러지고 부상을 입기 쉬워진다. 무게가 가벼울 때는 그렇게 광배가 풀리며 바벨이 중심에서 멀어져도 허리로 버티는 게 가능했지만 무게가 일정 이상 올라가면 그게 안된다. 광배를 조여 바벨을 몸에 붙이고 중심을 유지한 상태에서 수직으로만 바벨을 들어야 한다. 그래서 데드리프트를 등운동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문제는 그렇다고 데드리프트가 등운동이기만 하냐면 결국 바벨의 무게를 버티며 들어올리는 것은 하체라는 것이다. 둔근을 조이고 대퇴이두를 당기며 대퇴사두의 도움을 받아 고관절과 무릎을 펴고 일어나는 자세인 것이다. 그래서 데드리프트하며 거의 항상 허리가 아프다. 바로 고관절을 굽히는 근육인 장요근과 역시 무릎을 굽힌 상태에서 외전된 고관절을 내선시키며 펴는 근육인 내전근에서 무리를 느끼기 때문이다. 스쿼트 가운데 로우바 스쿼트의 동작이 데드리프트와 유사하다 할 만큼 데드리프트에서 하체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아마 굿모닝과 스티프레그 데드리프트의 관계와 유사할 것이다. 어깨 위에 올리고 하는가, 아니면 어깨 아래 내리고 하는가의 차이가 있을 뿐 기본 원리는 비슷하다. 다만 그같은 동작의 차이로 인해 광배근이 개입하게 된다. 그래서 나 역시 데드리프트는 처음부터 하체운동으로 해 왔었는데 위에 쓴대로 등근육의 개입 역시 상당함을 항상 느껴야만 했었다.

 

최근 2분할을 하면서 상하체가 아닌 전후면으로 나누어 운동하며 데드리프트를 후면운동에 넣은 이유이기도 했었다. 상대적으로 하체는 힘이 좋으니 전면인 대퇴사두와 후면인 대퇴이두를 스쿼트와 데드리프트로 나누어 이틀간 한다고 전제하고 가슴과 어깨를 하루에, 등을 따로 하루에 나눠 배치한 것이었다. 팔운동 역시 따로 하지 않고 주로 미는 운동으로 이루어진 전면운동에 상완삼두를, 당기는 주로 당기는 운동으로 이루어진 후면운동이 상완이두를 배치하는 것이다. 그래도 역시 데드리프트를 최대로 한 번 뽑고 나면 풀업 할 때 등에 힘이 딸리는 것이 그대로 느껴진다. 사실 그래서 전후면으로 2분할을 구성한 것이기도 했었다. 전날 하체한다며 데드리프트 하고 나면 다음날 등운동할 때 힘이 딸린다. 그런데 다시 3분할로 하체, 전면, 후면으로 나누어 운동한다면 데드리프트는 어디에 두어야 하는 것인가?

 

하체운동으로 스쿼트와 함께 한다면 어찌되었거나 이웃한 날에 등운동을 하게 될 테니 데드리프트든 등운동이든 서로 영향을 받아 수행능력이 떨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등운동에 넣자니 역시 하체운동과 많이 겹치게 된다. 역시 그래서 데드리프트는 대부분 1세트만 수행하는 것일까? 짧고 굵게 온 몸의 힘을 다 쏟아부어 전신운동으로 한 세트만 하고 분할은 데드리프트를 뺀 나머지 운동으로 나누어 부위별로 한다. 이 역시 최근 새로운 루틴을 고민하느라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알게 된 사실이다. 무심코 지나쳤었는데 데드리프트는 원래 여러 세트를 하는 운동이 아니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

 

하루는 하체로 스쿼트와 데드리프트, 하루는 전면으로 벤치프레스와 밀리터리 프레스와 딥스, 하루는 후면운동으로 풀업과 바벨로우와 인버티드 로우, 그리고 바벨컬로 구성하면 괜찮지 않을까 아직은 생각하는 중이다. 데드리프트는 말했듯 그냥 스쿼트 이후 온힘을 모두 쏟아넣어 한 세트만이다. 굳이 여러가지 운동 할 것 없이 이것만으로도 기본적으로 몸 만들고 건강 지키기에는 무리가 없을 테니. 집에서 바벨 하나만으로 운동하는 처지이기도 하다.

 

아무튼 직장을 그만두고 백수가 되어 운동루틴이나 고민하는 한가로운 처지란 것이다. 그만큼 일로 인해 피곤했다는 것이고, 그 동안 운동의 결과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는 뜻일 게다.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닌 어떤 일을 해야 내 조건에 맞출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젊은 친구들과 비교해서도 체력은 자신이 있다. 이전 일을 할 때도 그랬다. 보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