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위키를 보니 어떻게 그 정도 큰 인기를 누리던 게임이 고작 12년만에 서비스종료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가지는 문장이 보인다. 간단하다. 소설에서도 서술되고 있었다. 게임 위그드라실은 사실상 만렙인 100레벨이 시작이다.
첫째 롤플레잉의 목표는 레벨업이다. 말 그대로 경험치를 모아 레벨을 올리는 것을 포함 아이템을 통해 능력을 강화하는 것까지 게임을 하는 만큼 더 강해지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그래서 둘째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그렇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컨텐츠를 요구한다. 새로운 컨텐츠란 곧 더욱 강해질 수 있는 또다른 기회인 것이다. 새로운 컨텐츠를 통해 새로운 아이템과 스킬과 직업을 가지게 된다. 여기서 100렙이 만렙이랬으니 직업은 가지지 못할 것이고, 그래도 컨텐츠를 통해 아이템을 얻고 강화하는 정도는 가능해진다. 그런데 그것도 한계가 있다. 그런 식으로 컨텐츠를 늘려가며 100레벨 사이에서도 도저히 넘어설 수 없는 능력의 차이가 발생하면 어떻게 하는가. 세계급 아이템은 그런 점에서 게임을 망치는 최악의 요소였을 것이다. 더이상 성장할 가능성도 없는데 소수의 압도적 스펙을 가진 아이템으로 넘어설 수 없는 캐릭터간의 차이는 메워질 수 없다.
아직 더 오를 레벨이 있다면 더 많은 사냥과 퀘스트로 경험치를 쌓으면 레벨도 올리고 그 차이를 좁힐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생긴다. 퀘스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아이템 정도면 언젠가 자기가 더 게임을 잘하게 되었을 때 상대와 비슷해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레벨도 더이상 올릴 수 없고, 특정 아이템은 특정인들에 독점된 상태다. 신규 유저가 들어와봐야 최대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란 그 다음 레벨인 것이다. PK가 당연시되는 게임에서.
오히려 12년이나 유지되었다는 사실에 감탄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무려 12년 동안이나 유저들이 이탈하지 않고 게임이 유지되고 있었다. 처음부터 게임 설계를 잘못한 것이다. 리니지의 예를 들었는데, 리니지의 경우 아직 만렙이 없다. 롤플레잉게임의 경험치 공식이 초반에는 레벨업이 쉽다가 일정 수준에서부터 급격히 어려워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아직 경험하지 못한 미지의 세계가 남아 있다. 그를 위해서 파티가 필요하고 길드, 혹은 혈맹이 필요하다. 만렙에 한정된 아이템에 한정된 컨텐츠까지, 아마 모르긴 몰라도 모몬가가 혼자서 사냥하며 나자릭을 지킨 시간은 최소 수 년 단위는 넘어갈 것이다. 접속자 줄었다고 바로 접어버리는 온라인게임은 드물다. 꽤 오래 접속자 없는 상태에서 게임이 유지되고 있지 않았을까.
게임은 항상 새로워야 한다. 그래서 슈팅게임에도 점수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전 게임보다 더 빨리 더 높은 점수로 클리어한다. 새롭지 않으면 지루해진다. 아무리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더 즐거운 커뮤니티 게임이라도.
전직 게임개발자로서 소설을 읽는 순간 바로 눈에 들어 온 부분이다. 그리고 정보를 얻으려 찾아간 나무위키에서 의문을 발견했다. 만렙이 비로소 게임의 시작인 경우도 직접 경험했었다. 너무 당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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