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저격이다. 무엇보다 남자인 아유무가 마장소녀로 변신하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하렘물다운 다양한 여성캐릭터의 개성도 매력적이었다. 입을 열 때마다 독설을 내뱉는 세라핌의 캐릭터는 좀 전형적이었지만 스스로를 천재라 주장하는 하루나나 지나친 마력의 소유로 인해 말과 감정표현에 제약을 받는 유우의 캐릭터는 흥미로웠다. 대놓고 아유무의 엉덩이와 다리를 언급하며 반하는 모습도 그동안의 러브코미디에 대한 안티테제였을까. 남성만 여성의 신체의 일부에 이끌리는 것이 아니라 여성 역시 마찬가지다.
하렘물이면서 여성을 수단화 도구화한다는 느낌이 없다. 각자 자기 자리를 가지고 공존한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어쩌면 아유무가 수많은 여성캐릭터 가운데 가장 평범한 - 그런 의미에서 가장 약한 위치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점에도 아무렇게나 난폭한 취급들 당해도 다시 멀쩡하게 살아나는 좀비라는 설정도 작품의 매력을 더해준다. 실제로 눈이 찔리고, 몸이 피투성이가 되고, 몸이 산산조각나기까지 하는데 전혀 아무런 긴장감도 없다. 그렇다고 아주 하찮기만 한 것도 아니라서 제법 자기 밥값도 하는 편이다. 여성상위의 세계에서 아주 무시당하지만 않아도 될 정도의 실력은 있다.
역시나 촘촘하게 설계된 세계관은 하렘을 위한 설정에 지나지 않는다. 모든 설정에서 새로운 매력적인 여성캐릭터가 등장한다. 하여튼 그동안 애니메이션에 등장했던 그럴싸한 여성캐릭터는 거의 변주되며 등장하는 느낌이다. 그런 전형성이 마음을 놓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아유무를 중심으로 한 독특한 개성이 작품에 대한 흥미를 잡아끈다. 작화는 조금 날리는 감이 없잖아 있지만 연출과 구성은 상당히 탁월하다. 원작과의 차이는 읽어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다음 시즌을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까. 일상물이자 개그물로써 이능과 이세계를 하렘과 잘 버무려낸다. 재미있단 소리다. 마음에 든다.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원돌파 그렌라간 - 어색한 작위와 불편한 가치관, 다름을 인식하며 (0) | 2021.08.16 |
---|---|
섬광의 하사웨이 - 30년만의 만남, 그러나... (0) | 2021.07.17 |
일곱 개의 대죄 - 때로 먼치킨이 필요한 이유 (0) | 2021.06.22 |
쿠로무쿠로 - 전혀 긴장감없는 거대로봇 거대서사 (0) | 2021.06.21 |
오버로드 - 군주 아인즈 울 고운, 무능하지 않다는 이유 (0) | 2021.06.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