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이번주에도 현아의 방송분량은 몇 없었다. 그나마도 제대로 인상깊게 빵 터뜨린 것도 없었고.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인상깊었다. 왜?
현아의 나이가 올해 18이던가? 아직 어린 나이다. 한창 예쁘지만 또 한창 미숙할 나이다. 말을 하다가도 우물우물... 무언가 뜻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금새 실망하고 짜증내고 부끄러워하고... 분명 예능인으로서는 실격이다. 그러나 그래도 현아는 이제 겨우 18살 아닌가?
바로 이런 게 캐릭터라는 거다. 18살짜리 여자아이가 웃기면 얼마나 웃기겠는가? 잘하면 얼마나 잘하겠는가? 아무리 춤을 잘 춰도, 아무리 노래를 잘해도 역시 여자아이는 여자아이일 뿐이다. 그런 매력...
구하라도 마찬가지다. 구하라의 코너가 되어 버린 유치개그... 사실 그리 웃기지는 않다. 웃긴가? 게스트로 나온 민호의 반응처럼 오히려 썰렁하기 쉽다. 그런데 재미있다. 왜? 올해 19살, 그것도 예쁘장하게 생긴 아가씨가 그러고 놀고 앉았으니까.
시커먼 사내자식이 미꾸라지 잡다 말고 빼앗아 도망치고 하면 그거 참 흉측한 노릇이다. 그러나 또 예쁘게 생긴 어린 아가씨이기에 그것이 오히려 보기 흐뭇하다. 그렇게 미꾸라지를 훔쳐 도망치다가 논두렁에서 굴러 미끄러지는 것까지. 그러고 보니 초반 엉덩이춤 추며 마당을 돌다가 자빠지는 몸개그도 했었지?
누구도 완벽한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아직 많아야 스물초반, 나르샤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아직 어린 나이들이기에 - 그리고 아이돌로써 전문예능인이 아님을 알기에 그 어설픔을 관대하게 보아줄 준비가 되어 있다. 아니 정확히는 그 어설픔을 즐길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선화가 통편집을 걱정하며 징징거릴 때, 효민이 궁예 개인기를 빼앗기고 발을 동동 구를 때, 구하라가 민호가 자기를 이상형이라 한 것을 떠올리고는 지레 김칫국을 마시다가 실망하며 부끄러워할 때, 현아가 막 멘트를 하려다 부끄러워하며 말끝을 흐릴 때...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뜬금없는 게스트 민호의 등장이다. 도대체 왜 나온 것일까?
김태우처럼 일을 한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다른 역할을 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초반을 민호의 분량으로 채우는 바람에 선화만 또다시 통편집당했다. 그나마 선화의 분량은 메주 만드는 것이었는데 그 가운데 초반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민호에게 잘보이려 경쟁하느라 또한 각 멤버들의 개성을 드러낼 기회도 줄어들었고. 초반의 열심히 일하는 아이돌의 모습을 보여주며 그 안에서 분량을 찾던 것이 일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개인기만 남았다.
확실히 이래서 하라불패였다. 민호의 등장으로 방송의 분위기 자체가 흐트러진 가운데 오로지 분투한 것은 구하라였다. 민호의 이상형을 가지고 지레 김칫국을 마시고, 또 이제는 코너가 되어 버린 유치개그에, 혼자서 엉덩이춤을 추다 자빠지는 몸개그까지... 여기에 김신영과 김태우의 적절한 리액션이 없었다면 도대체 어떻게 반송분량을 뽑았을까?
결국 덕분에 후반은 거의 구하라와 써니가 민호와 더불어 미꾸라지를 잡는 것으로 채우고 말았다. 역시 여기에서도 구하라는 슬쩍하라, 스틸하라로 청춘불패를 범죄예능으로 만드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었고. 처음 그냥 미꾸라지를 잡는 것으로 시작한 것이 구하라의 제안으로 서로 나뉘어 내기를 하는 것으로 바뀌고, 그런 상황을 구하라는 어른들이 잡은 미꾸라지를 슬쩍 빼돌리는 것으로 다시 한 번 살리고 있었다. 구하라는 미꾸라지를 빼돌리려 하고, 그것을 노주현과 아저씨들은 막고, 그 과정에서 약간의 몸싸움과 또 논두렁에서의 몸개그와...
사실 이런 걸 바라던 것이었다. 알아서 상황 만들고 풀어놓으니 그 안에서 잘들 놀지 않는가? 물론 대본일 수도 있지만 확실히 지난주의 개인기 대결보다는 생동감이 있다. 어째서 메주만들기에서는 이같은 상황을 부여하고 활용하지 못했을까? 메주만들기를 가지고 게임을 하고 그런 가운데 서로의 개성도 드러내고. 아마 끝부분에 퀸서비스 어쩌고 하는 것으로 보아 그런 방향도 생각하고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서 드러난 것이 구하라의 예능감이었다. 잘하든 못하든 끊임없이 꺼리를 던짐으로써 다른 사람의 분량까지 만들어내는. 재미야 있든 없든 그를 통해 재미를 만들어내는. 그와 대비된다면 안정감 있게 일도 잘하면서 한 두 번 확실하게 웃겨주는 써니랄까? 이 둘의 조합은 확실히 최상이다. 둘을 모아놓으니 분량이 팍팍 살아난다.
결국은 즐기기 때문일 것이다. 구하라나 써니나 굳이 방송분량을 의식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보다는 스스럼없이 방송 자체를 즐기고 있었다. 자신들이 먼저 즐기면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분량을 만들어낸다... 지금은 김신영과 김태우가, 김현아도 조금, 그리고 장차는 모두가...
팀웍이라는 것이다. 먼저 믿고 맡기고 날리고... 그러면 알아서 받아서 분량 만들어주고. 개인기보다는 서로간의 리액션을 통해 아무거라도 살려서 받아주고. 아직은 거기까지는 가지 못한 모양이지만. 먼저 자신이 즐기고서 시청자들에게 보아달라 하면 어떨까?
뜬금없는 게스트의 등장으로 초반분량은 그야말로 시망이었지만 그러나 청춘불패의 원래 모습을 조금은 찾은 한 화였다. 좋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았다. 평타는 아니지만 가능성은 확인한 정도?
아무튼 다음주 예고가 볼 만 하다. 소똥도 치우고, 거기서 씨름도 하고... 과연 돼지씨름에서는 구하라가 이겼는데 그냥 씨름에서는 어떨까? 제작진도 나름 생각이 있는 듯 하니 지켜볼만 하겠다.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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