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카라 전속계약해지 - 입장의 차이...

까칠부 2011. 2. 3. 07:20

목적이 전략을 정의한다. 그래서 전략은 당위다. 전술이란 당위를 위한 필연이고.

 

만일 내게 카라에 대한 호감이 전혀 없었다면. 혹은 전혀 관심도 없는 어디 보이그룹에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그랬다면 역시 나의 대응도 달라졌겠지.

 

실제 동방신기의 경우만 하더라도 나는 철저히 JYJ의 편에 서 있었다. 연예계에 만연한 불공정한 계약의 관행이라는 악을 근절하는 것이 우선이었으니까. JYJ는 그런 악에 부딪혀 깨부수는 계기가 되면 좋았다. 그 과정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 사실 전혀 상관이 없었다. 어렴풋이 그렇게 되면 동방신기가 영영 다시는 합쳐질 수 없음을 예감하고 있었음에도. 그러나 그런 것따위 나와 무슨 관계가 있는가.

 

처음 카라가 DSP와의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 통보했다는 뉴스를 보았을 때도 그래서 나는 DSP를 욕하고 있었다. 어쩐지 해결의 조짐이 보이면 그때마다 놓치지 않고 DSP의 부당함을 비판하고 있었다. 다만 차이라면 그런 순간에도 어떻게 하면 사태를 최소한의 피해로 조속히 봉합하는가. 하루라도 빨리 카라가 돌아와서 보다 안정적으로 오래도록 활동할 수 있도록.

 

지나간 이야기지만 박규리만 빼놓지 않았어도 상황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그랬다면 계약해지를 통보한 쪽에 카라의 존속의 열쇠가 있다 여기고 적극적으로 그쪽의 편을 들었겠지. 하다못해 아예 연예계 은퇴를 발표해도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러나 박규리가 처음부터 배제되고 돌아가는 모양새가 정작 다른 멤버들도 배제된 듯 보이면서 판단이 달라졌다. 더구나 3인쪽의 대응을 보면서 이러다 카라가 영영 깨지겠다.

 

누가 옳다 그르다가 아니었다. 누가 잘했다 잘못했다도 아니었다. 철저히 어느 쪽이 카라에 유리한가. 심지어 멤버들의 입장에 대해서마저 오로지 카라라는 이름에 종속하여 그에 최대한 이익이 되도록. 그러한 관점에서 보았을 때 DSP가 더 잘하고 있다는 것에 불과했었다. 어찌되었거나 카라는 다시 합쳐져야 하니까.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도, 연예계의 부당한 관행을 바로잡는 것도 내게는 관심 밖이었다. 가장 우선해 판단해야 할 것은 카라가 하루빨리 최도한의 손실로 복귀해 활동하는 것. 그럴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다른 어떤 것보다도 우선해야 할 지상이 목표다.

 

역시 전혀 상관없는 제 3자와 어느 정도 호감도 있고 관심도 있고 상당히 이해가 얽힌 당사자의 입장의 차이일 것이다. 여전히 제 3자였다면 카라야 어찌되든 설사 순교자가 될지라도 잘못된 것들은 바로잡아야 한다. 하지만 후자의 입장에서는 카라의 존속과 지속적인 활동이 더 중요하다. 그것을 확실히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느낀다. 누가 잘했네 누가 못했네 시시비비를 가리느라 정신없는 사람들에게서. 그러나 내게는 카라에 피해가 없고 다시 빨리 복귀하는 게 중요하다.

 

사실 그렇지 않은가. JYJ도 마찬가지지만 과연 누가 옳네 누가 그르네 진실게임 들어가면 그것만도 하염없이 시간이 흘러간다. 소송까지 들어가고 나면 그때부터는 아예 카라의 복귀는 물건너갔다 보아도 좋다. 5명이 함께 나왔어도 다시 카라로 활동할 수 있을까 의문인데 더구나 둘로 쪼개져서. 거기에 누가 옳네 그르네 잘했네 잘못했네 따지는게 무에 의미가 있겠는가. 어차피 카라는 사라질 텐데. 시시비비도 불공정한 계약도 그 다음에나 의미가 있는 것이다. 카라가 존재해야 그것도 가치가 있다.

 

단지 이것을 기획사와 아이돌과의 갈등관계로만 보는 입장과 어떻게든 카라를 지키고자 하는 입장. 기획사에 대한 분노나 혹은 이탈한 멤버들에 대한 집착이 아니라면 어찌되었거나 하루빨리 카라는 하나로 합쳐야 한다는 입장과의 차이일 것이다. 그를 위해서는 어느 쪽으로 움직여야 하는가.

 

아마 그래서 느꼈을 텐데. 다른 일에 대해서는 누가 옳다 그르다 누가 잘했다 못했다 시시비비를 그렇게 따지던 사람이 이번에는 그런 것 없이 철저하게 전략적으로 타산적으로만 판단한다. 내 일이니까. 사람은 자기 일이라 여겨지면 그렇게 치사해지기 쉽다. 배후세력에 대해서도 단지 그로 인한 이미지의 타격만을 이야기했지 그 자체에 대해서도 가타부타 말한 것이 없다. 그런 이야기가 나온 자체가 문제다. 오로지 카라의 재결합과 활동에 있어서. 지금도 그 입장은 같다. 그런 말 자체가 나와서는 안 되었다.

 

어쨌거나 오늘 일본으로 드디어 출국인가? 부모들이 따라간다는 자체가 그다지 미덥지 못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일단은 봉합되었다 본다. 랜드마크가 또 어디서 헛짓하며 뻘소리 늘어놓지만 않는다면 3인 쪽에서도 협상의 의지는 있으므로. 의지만 있으면 결과는 나온다. 그리고 결과가 나오게 되면 이제까지의 갈등도 많은 부분 해소될 것이다.

 

참고로 퀴즈를 하나 낸다. 지금 배후세력 논란으로 3인쪽 이미지가 상당히 실추되었다. 다른 기획사의 꼬드김에 넘어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고 나간 것이라고. 카라가 깨지는 것을 감수해가며. 과연 지금 상황에서 3인과 그 부모들에 대한 안 좋은 시선을 거두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얼까?

 

간단하다. DSP가 자신의 입으로 스스로 단지 오해였을 뿐이라 밝히는 것이다. 정작 당사자가 그런 일 없었다는데 누가 뭐라겠나? 의혹은 의혹일 뿐 정작 피해당사자가 그런 일 없었다면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 사실이 되는 것이다.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도 좋지만 그것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러나 협상은 그보다 더 짧은 시간 안에 끝난다. 부저추신이라는 것이다.

 

아무튼 이번 일로 다시 한 번 깨달은 것이 역시 사람이란 자기 일이 되면 결코 냉정해지지도 객관적이 되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옳고 그름보다는 이익과 손해를 따지고 치사한 것과 더러운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원하인가이지 무엇이 옳은가 하는 게 아니니까. 말한 바 있다. 선악이 아니라 의지다.

 

오로지 내가 바라는 한 가지는 5명의 카라. 멤버 자신이 거부해도 그리 등떠밀려 한다. 그것이 내가 추구하는 궁극적 이기다. 모든 전략도 전술도 판단도 그에 종속된다. 과연 그것을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설연휴가 끝나고 나면 무언가 보일까? 지금 유일하게 기대하는 것이다. 해결이 멀지 않았다. 아무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