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이란 일상의 파괴로부터 나온다. 말하자면 균열이고 붕괴다. 반전이다. 웃음은 따라서 일상과 비일상의 위상차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아마 신영일 김성주 두 사람만이었다면 조금은 썰렁했을 것이다. 예능을 열심히 하려는 건 보이는데 바닥이 보인다. 열심히 하려는 사람은 열심히 하려는 것 때문에 그 끝이 쉽게 드러난다. 반대로 김범수 혼자서 나왔다면 다큐멘터리 찍고 있었겠지.
확실히 라디오스타는 B급에 어울린다. 물어뜯을 게 있어야 라디오스타는 비로소 라디오스타다워진다. 얼마나 뜯을 곳이 많은가. 잘나가던 아나운서에서 프리랜서가 되어 고생도 많이 했다. 위상의 차이도 많이 겪는다. 뜯을 곳이 많다. 그리고 그런 가운데 흔들림없이 마이페이스의 김범수가 있다. 너무나 당연한 일상인데 그것이 신영일과 김성주가 만드는 비일상의 예능 - 예능의 일상을 그대로 부숴버린다. 전혀 다른 표정, 전혀 다른 태도, 전혀 다른 말투, 의외성이 있다.
빵빵 터진다. 이렇게 재미있는 사람이었는가. 사람이 재미있다기보다는 상황이 재미있다. 상황이 재미있으니 사람이 재미있다. 웃음의 또 한 법칙일 것이다. 웃음은 상대적이다. 예측도 관찰도 불가능하다. 단지 그 결과를 이야기할 수 있을 뿐이다.
"이제 겨우 지금 회사에 적응을 끝냈는데..."
진짜 전혀 웃을 이유가 없는 저 말에서 왜 웃음이 터져나오는지. 게스트의 조합이 좋다. 우연일 테지만 그것이 대박이었다. 마음껏 웃을 수 있었다.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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