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위대한 탄생 - 김정인을 보면 떠오르는 사람...

까칠부 2011. 2. 26. 18:48

이선희가 데뷔 초기 비판을 많이 들었었다. 아마 결혼하고 잠시 은퇴했다가 돌아오면서 그 비판이 많이 사라졌을 것이다. 노래하는 기계다.

 

그냥 더도 덜도 아니고 악보 그대로다. 반음 높이고 낮추고, 혹은 박자를 밀고 당기고 하는 건 나중에서야 생긴 스킬이다. 그런데 감동이 있었다. 바로 작곡자가 의도한 감동이었다.

 

김정인을 보고 있으면 당시의 이선희를 떠올리게 된다. 김태원도 인정했을 정도로 음정이 정확하다. 박자도 정확하다. 리듬감도 뛰어나다. 무엇보다도 원곡에 충실하게 부른다. 그것이 개성이 된다.

 

어설프게 개성을 넣고 하는 게 없다. 기본도 되어 있지 않은데 개성이랍시고 음악을 바꾸는 것은 건방진 것이다. 조영남마저 나이 50불에 그 일로 야단을 맞았다.

 

어린아이다운 순수함이 정확한 음악에 대한 이해로 감동을 자아낸다. 동요창법이라고 하지만 김정인이 부르는 그것이 원래 작곡가가 악보를 쓰며 요구하던 것이었을 게다.

 

처음 부르는 노래인데도 몇 번을 부른 노래인 양 정확하고 능숙하다. 어설픈 표정연기 없이 오로지 노래 자체에 충실하는 진지함이 있다. 노래를 부르는 동안에도 가사만 생각한다던가?

 

놀라운 재능이다. 그리고 그 나이대에 가장 어울리는 재능이다. 적어도 10대 후반으로 가기까지 지금의 자세를 잊지 말기를. 개성을 드러내는 것은 이미 음악을 제대로 이해한 다음에도 충분하다.

 

문득 생각한다. 초등학교 시절 이선희의 노래를 듣고 감탄했다던 동급생과 선생님들을. 지금 이런 기분이었을까? 노래는 단지 정확한 것으로도 아름답다. 작곡자들은 원래 노래를 아름답게 쓴다. 작곡가인 방시혁이 그렇게 김정인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가장 작곡가가 좋아할만한 재능이다.

 

당장이 아닌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10년 뒤, 20년 뒤, 우리는 이선희에 이은 또다른 천재를 만날 수 있을까? 김정인에게서 그것을 본다. 그것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훌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