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미 한참을 달려왔다. 이제 남은 거리도 얼마 되지 않는다. 무리해서 몰래카메라라고 알려주기보다는 끝까지 달리게 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김태원과 이윤석은 어쩔 수 없이 구제해야 한다. 하지만 이제 거의 다 와가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굳이 그랬어야 했을까? 차라리 끝까지 달리게 하고서 몰래카메라임을 알리지 않은 채 감동멘트로 끝냈으면. 그리고 방송이 나가고 난 다음에 그제서야 알게 된 멤버들의 반응을 보여주었으면 어땠을까?
기록을 노리던 이정진이나 윤형빈이나 몰래카메라임을 의심하면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했던 김국진이나, 그저 몰래카메라라는 한 마디에 멈춰버리기에는 너무 아쉽지 않았을까?
그것이 내내 불편했을 것이다. 다시 보면서도 마음에 걸렸다. 몰래카메라라는 틀에 갇혀 가장 중요한 것을 소홀히 넘어간 것은 아닌가. 그렇게 웃음으로 넘기기에는 그 땀과 노력의 가치가 결코 허술하지 않다.
가끔 몰래카메라란 너무 소중한 것들을 너무 하찮게 만들어 버린다. 그것이 또한 웃음이기도 하지만 때로 너무 선을 넘기도 한다. 지천명. 그것을 알아야 할 때. 보다 사려깊은 방송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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