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활의 콜라보레이션 음원 두 개가 각종 음원차트 상위권을 휩쓸었었다. 물론 <나는 가수다> 출연가수들의 음원도 각종 음원사이트 차트 상위권을 휩쓸고 있었다. 단, 차이라면 부활의 콜라보레이션은 부활의 신곡, <나는 가수다>의 음원은 리메이크...
<나는 가수다>에 출연 못해서 부활의 음악을 알리는데 지장이 많지롱? 하지만 지금도 매주 콘서트를 하며 밴드의 로망이라는 연 100회 이상의 공연을 하는 국내 몇 안 되는 밴드가 되어 있다. 12집 파트1과 파트2에서 타이틀곡이 모두 음원차트 상위권에 들었고, 콜라보레이션 음반들도. 모두 부활의 신곡들.
굳이 잘나가는 가수가 <나는 가수다>에 출연할 필요는 없다고 보기 때문에. 매주 공연이 있다면 그것 준비하는데만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갈 텐데 <나는 가수다>를 위해서 2주에 한 번씩 새로운 노래를 리메이크하고 연습하고 무대에 올리고. 평가받고. 음반준비도 바쁘다.
이승철이 <나는 가수다>를 좋게 본다고 굳이 출연할 필요를 느끼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아니 이승철이나 이선희 쯤 되면 리메이크보다는 자기 노래를 부르고 발표해야지. 임재범도 원래는 방송에서 남의 노래 부를 레벨이 아니라 자기 노래를 신곡으로 들고 나와 부를 레벨이다.
하지만 역시 방송이 전부니까. 방송에 나와야 가수인 줄 알고, 방송에 나와야 음악을 하는 줄 알고. 방송에도 나오지 않는 소극장 콘서트따위. 콘서트를 몇 번 하느냐보다 방송에 몇 번 얼굴을 비추고 인터넷에 얼마나 검색어로 뜨는가. 그것이 결국 <나는 가수다>같은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 이유겠지만.
어째서 가요계에는 아이돌만 살아남았을까? 바로 이 말에 해답이 있다. 방송에 적합한 가수란 무엇인가? <나는 가수다>에서도 가수들이 살아남는 비결은 다름아닌 방송용 퍼포먼스다. 어제의 방송에서도 퍼포먼스를 자제한 이소라와 박정현의 평가는 낮았다. <나는 가수다>야 말로 어째서 아이돌만이 살아남았는가에 대한 가장 확실한 증거인 셈이다.
아무튼... 결국은 <남자의 자격>에 대한 디스일 것이다. 망해가는 <남자의 자격>에 붙어 있느라 경쟁프로그램인 <나는 가수다>에도 출연하지 못한다. 하지만 모든 가수가 <나는 가수다>에 출연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출연하고 싶어 하는 것도 아니다. 어떤 당위적인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닌 것이다.
<위대한 탄생>에 대해서도, <위대한 탄생>이 5주 늘려 방송하느라 스케줄 꼬인 것도 <남자의 자격> 탓이라고. <위대한 탄생>이 애초 계획대로 방송되었으면 스케줄 꼬일 일도 없었다. <남자의 자격>이 동네북도 아니고. 그저 대표해서 김태원을 놀려보자. 안쓰러움보다는 조롱이겠지.
솔직히 내 입장에서도 차라리 내가 부활 콘서트를 찾아가지 부활이 구차하게 남의 노래 리메이크해가며 연명해가는 것은 보고 싶지 않다. 부활은 부활의 음악을 연주할 때가 가장 부활답고 좋다. 다른 가수들도 마찬가지다. 자기 음악을 할 때 그들의 음악도 빛이 난다. <나는 가수다> 나가지 못하는 게 과연 동정할 일인가?
지금도 잊히지 않는 김연우의 말,
"16년 동안 음악을 잘못 해 온 것 같다."
16년차 음악인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게 만드는 대중의 힘이라는 것은. 거기서도 대중이겠지. 불특정다수의 취향도 개성도 모호한 유기체. 그를 위한 음악보다는 확실하게 자신만의 음악을 들려주고 그것을 들어줄 수 있는 대중이 좋지 않을까. 임재범이 한 말, 마니아로 남자.
근래 본 가장 재미있는 글이었다. 필명을 봤으면 굳이 읽지 않는 것인데. 원래 남의 글을 잘 읽지 않는데 그런 내가 무심코 클릭해 읽었을 정도로 섹시한 제목이었다. 흥미로운 의견이기는 하지만 글쎄... 음악은 TV 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일 게다. 참 안타까운 의견이기도 했다.
'예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가수다 - 정말 재미있는 심리... (0) | 2011.05.23 |
---|---|
나는 가수다 - 어느새 느끼는 획일화에 대한 우려... (0) | 2011.05.23 |
나는 가수다 - 김연우 탈락... (0) | 2011.05.22 |
위대한 탄생 - 김태원과 이은미, 방시혁, 그 엇갈림에 대해... (0) | 2011.05.22 |
위대한 탄생 - 멘토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겠다! (0) | 2011.05.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