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를 보면 어차피 선곡도 모두 자기가 하는 것이 아니다.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는 곡으로, 그것도 편곡을 하면서 청중평가단과 순위를 우선해가며 편곡을 하고 노래를 부른다. 메이저란 그렇게 대중과 상업적 이익을 위해 자기를 맞춰가는 과정일 수도 있다.
그에 비해 TOP밴드에 나오는 밴드들은 어찌되었든간에 마이페이스다. 잔잔한 음악을 하는 팀은 잔잔한 그대로. 과격한 음악을 하는 팀은 과격한 그대로. 장난스런 팀은 장난스럽게, 진지한 팀은 진지하게.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단지 그 평가를 기다린다. 그렇다고 거기에 주눅들지도 않는다.
밴드란 자기완결적이다. 그리고 독립적이다. 그래서 밴드의 근본은 개라지이고 인디다. 자본으로부터도 미디어로부터도 독립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들려주는 것. 단, 그런 경우 스스로 그들의 음악을 찾아듣는 대중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다. 그런데 그런 노력이 없다는 것이...
아무튼 TOP밴드를 보다가 나는 가수다를 보면서 느끼는 허전함의 이유일 것이다. 가수의 의지도 작곡가의 의도도 없이 나는 가수다라는 예능프로그램과 청준평가단에 휘둘리는 듯한 모습과 어찌되었거나 하고자 하는 음악을 솔직하게 정직하게 들려주는 밴드들과. 물론 편견일 수도 있지만.
씨엔블루나 FT아일랜드같은 밴드를 어째서 밴드도 아니라 하는가. 보고서 깨달을 수 있었으면. 말했듯 밴드란 독립적이고 자기완결적이다. 다만 홍대마저 저 모양이 되고 설 무대가 줄어든 밴드의 현실을 보면서 TOP밴드란 미디어의 힘이 이래서 필요한 거로구나. 아쉬운 거겠지.
홍대라서 좋은 게 아니라 홍대밖에 없다. 그 홍대마저 사라지면 미디어가 그 역할을 대신해 주어야 한다. TOP밴드는 그 역할도 훌륭히 수행해내고 있다. 오히려 예능보다는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진정성을 통해. 이런 밴드가 있다. 이런 음악이 있다. 내가 TOP밴드를 더 좋아하는 이유일 테고.
예능답지 않게 재미없다 하지만 어차피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밴드 아닌가. 제작부장도 밴드를 하고 있다고 했다. 피디도 밴드를 좋아하고. 슈퍼스타K에서도 도전자들이 주인공은 아니었지. 나는 가수다에서도 가수는 주인공이 아니었다. 그것이 좋아서. 어쩔 수 없이 비교된다. 음악을 하는 프로그램으로써.
들을수록 새롭다. 이런 밴드였구나. 이런 음악을 하는 밴드였구나. 이런 음악이었구나. 요즘 듣는 음악이 그래서 거의 밴드음악. 아이돌음악은 안 들은지도 꽤 되었고.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 같다. 한창 밴드음악에 빠져 있던 그 시절로. 기쁘다. 즐겁다. 행복한 요즘이다. 방송의 힘일 터다.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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