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공주의 남자 - 그래서 약간의 아쉬움...

까칠부 2011. 8. 11. 09:43

사실 로맨스파트도 그다지 나쁜 편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잘 된 편이라 할 수 있다. 문제라면 그에 못지 않게 역사파트가 잘 되어 있다는 것이고, 일반적으로 그같은 거대서사에 몰입하기 쉽다는 것일 게다.

 

그래서 드라마를 만들 때 차라리 역사파트를 크게 줄였으면 어땠을까? 아예 김승유와 세령의 입장이 되어서 그 두 사람의 동선만을 따르는 것으로. 김승유와 세령 두 사람의 눈으로만 그 시대를 볼 수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민폐논란은 있지도 않았을 텐데. 대개 해외의 경우에도 이런 서사멜로의 경우는 실제 역사속 인물들이나 사건의 비중을 작게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욕심이 과했을까? 아니면 생각 이상으로 역사파트쪽 연기자들이 연기를 잘한 것일까? 하지만 분리가 가능하다면 역시 로맨스파트도 괜찮거든. 보는 재미도 있고. 이입하는 즐거움도 있고. 그에 비하면 역사에 짓눌리고 나면 - 하긴 그래서 김승유와 세령이 불행해지는 것이겠지만. 시대만 보지 개인은 보지 않는다. 시대와 상관없이 살아가려는 개인따위는. 여전히 거대서사에 지배되어지는 터라.

 

아무튼 조금은 올드한 순정의 느낌이 나는 것이 나로서는 좋다. 설레고 수줍고 떨리는 감정이 느껴진다. 하긴 그게 약하게 느껴져서일지도 모르겠다. 요즘 로맨스는 죄다 강한 편이니까. 그에 비하면 이건 좀 뜨뜻미지근한 데가 있다. 답답하기도 할 것이다.

 

내 취향에는 정말 딱 맞는데. 세령의 캐릭터도. 김승유의 캐릭터도. 하지만 워낙 취향 자체가 마이너라. 주류취향은 아니다. 비난들이 당혹스럽기도 한 이유다. 결국 어제 쓴 글 연장이다. 아쉽다.

 

역시 드라마든 뭐든 기획이다. 기획단계에서 어떻게 시장을 읽고 그에 맞춰가느냐가 요체라 할 수 있겠다. 조금은 그게 엇나간 듯. 나로서는 좋을 뿐이지만. 최근 가장 즐겁게 보고 있는 드라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