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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밴드 - 쓰다가 빼먹은 것...

까칠부 2011. 9. 25. 09:58

내가 지강헌을 떠올리게 된 계기가 바로 마지막 dididi가 반복되는 후렴구에서였다.

 

마치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듯 초월하여 모든 것을 놓고 떠나가는 느낌이랄까?

 

개인적으로 그 순간 물렁곈의 얼굴이 밀랍인형처럼 보였다. 정확히는 시체의 그것이다.

 

순간 느꼈다. 이건 조곡이다. 그러고 보니 키뮤의 베이스를 활로 연주하던 것이 떠오른다.

 

지강헌에 대한 조곡이며 시대에 대한 조곡이었을까? 부조리와 모순들. 불합리들.

 

아니어도 상관없다. 어쩌면 그것은 스스로의 사랑에 치여 절망한 여인의 노래였을 것이다.

 

사랑하고 사랑하였으나 그것을 스스로 감당하지 못하고 만. 연인은 이미 죽었을까?

 

말했듯 나는 홀리데이라는 노래를 처음부터 매우 음울하게 들었다. 성격이 그렇다.

 

아무튼 절망의 심연을 보는 듯한 그런 우울함이다. 이런 걸 두고 접신이라 하지?

 

아마 물렁곈은 음악을 하지 않았으면 무속인이 되었을 거다. 장담한다. 아니면 사이비교주.

 

굉장한 존재감의 연주였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

 

가장 마음에 드는 홀리데이였다. 개인적으로 원곡보다 낫다.

 

쓰다 보니 이 부분이 빠져 있네. 쳇. 아, 그 실로폰... 흠...

 

언제고 만나면 종교와 저세상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 싶다. 유령의 존재도. 재미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