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작품은 작품으로만 이야기한다...

까칠부 2012. 5. 23. 09:23

예전 자칭 시인 가운데 그런 사람이 있었다. 하여튼 말이 많다. 이 시는 어떤 배경에서 쓰여졌고, 어떤 구조와 의미를 가지고 있고... 다 쓸데없다. 시는 시 자체로 말한다.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내가 TEN의 마지막보다 오히려 제작진의 변명에 어이없어한 것이 바로 그래서였다. 시청자는 어찌되었든간에 완성된 드라마를 가지고 판단을 한다. 대본이 어떻든, 원래 의도가 어떻든, 편집되기 전의 내용이 어떻든 그것은 상관없다. 하물며 제작진의 의도따위야 전혀 상관없다. 시청자는 작품을 통해 작가와 만나고 작가와 소통한다. 그 이외의 것은 아무런 의미도 가치도 없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패션왕>에 대해서도 그런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만일 실제로 그렇다면 작가는 무능하고 감독은 상종해서는 안된다. 그 상황에서 재혁의 어머니가 개입할 개연성이 어디에 있던가? 그야말로 뜬금없다. 아무런 의도 없이 편집하는 감독 또한 마찬가지다. 만일 그것을 변명으로 내세운다면 나는 기꺼이 경멸할 것이다. 오히려 지금 보여진 것까지가 나로서는 완결성 있고 좋다. 의외로 이런 스타일의 이야기가 드물지 않다.


하여튼 내가 이래서 어지간하면 사전정보다 뒷이야기에 신경쓰지 않고 드라마만 보려는 것이다. 드라마로 보여지지 않은 것을 보고 이해해달라. 어리광도 어지간히 피우는 것이다. 성인들 아닌가?


어느새 흘러나오는 이야기들이 더 나를 어이없게 만든다. 한창 재미있게 보고 만족하고 있는데 그것이 전혀 오해였다고 말한다. 이것을 뭐라 말해주어야 할까? 그 변명이라는 것도 참 같잖다. 웃기지도 않는다. 작가나 제작진이 흘린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 믿는다. 그렇지 않아도 재미있게 보았다.


<사랑비>는 봐도 쓸 것이 없다. 너무 진부하다. 뻔하다. 도대체 여기까지 와서 왜 이러는 것일까? 얼마전까지도 그럭저럭 흥미롭게 전개되더니만. 쓸 말이 없는데 쓰는 것도 기만이다. 아침부터 짜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