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댄싱 위드 더 스타2 - 김가영의 변신, 즐기는 노력보다 멋진 기적은 없다.

까칠부 2012. 6. 9. 09:17

갑자기 춤을 추고 싶어졌다. 김가영 때문이다. 분명 처음 시작할 때는 필자와 크게 다르지 않은 뻣뻣한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는 몸치였을 텐데. 하지만 어느새 무대 위에서 제법 댄서답게 춤을 출 수 있게 되었지 않은가 말이다. 예뻐지기도 많이 예뻐졌다.

 

과연 한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이라는 것일 게다. 아마 어지간해서는 세계랭킹 1위라는 타이틀과 막대한 우승상금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열릴 US오픈은 내년에도 있고 <댄싱 위드 더 스타2>는 지금 이 순간에만 할 수 있다. 세계 1위라는 명예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상금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도전이 중요하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성취감이 중요하다.

 

모르긴 몰라도 처음 당구로 세계에 도전하던 때에도 그랬을 것이다.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을 시험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그 시험을 통해 입증하는 것이다. 존엄하다. 가장 사랑하는 단어다. 그러나 항상 무섭고 무거운 단어이기도 하다. 그러나 김가영에게 그것은 이미 자신의 삶의 일부가 되었다. 그녀가 과연 세계챔피언이 될 수 있었던 이유일 것이다.

 

송종국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댄싱 위드 더 스타2>에서 춤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며 그가 어떻게 축구에서도 최고가 될 수 있었는가를 알 수 있었다. 노력보다 훌륭한 재능은 없다. 그리고 그 노력마저도 즐길 줄 아는 낙천보다 훌륭한 재능은 어디에도 없다. 노력하는 그 순간마저도 즐긴다. 도대체 지금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저 송종국이 처음 그리 뻣뻣한 몸으로 힘만 넘치던 그 송종국이 맞는가. 괄목상대라는 것은 바로 이럴 때 쓰는 말이다. 한 순간도 눈을 떼지 못했다.

 

<댄싱 위드 더 스타2>와 같은 도전서바이벌이 갖는 가장 큰 미덕일 것이다. 성장하는 것을 본다. 발전해가는 모습을 본다. 그 과정에서의 노력과 열정을, 흘린 땀 만큼이나 진한 환희를, 그 모든 순간을 시청자와 함께 한다. 때로는 질투난다. 나는 어째서 저리 못하는가? 필자 또한 한다면 저들과 같이 할 수 있으리라. 하지만 그러면서도 필자와는 다른 빛나는 그들을 보게 된다. 너무 눈이 부셔서 차마 감탄조차 할 수 없다. 무대 위에서 보이는 저 모습들이란 그들의 시간이 만들어낸 보석들일 것이다. 귀하고 너무 귀해서 그 시간이 소중할 뿐이다.

 

춤이야 어차피 프로댄스스포츠 선수들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이다. 아니 프로댄스스포츠선수들 역시 남다른 노력과 열정으로 지금의 자리에 이르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청자의 입장에서 그 세세한 과정을 모두 지켜보기란 무리다. 그러나 저들은 익히 아는 사람들이고 그 시작부터 지금까지의 순간들을 모두 TV를 통해 지켜보고 있다. 하나의 무대를 만들기까지의 수많은 시간들이 TV를 사이에 두고 하나의 서사를 만들어낸다. 저들이 무대 위에서 빛나는 그 순간에 TV를 통해 지켜보는 시청자 자신마저 흐뭇한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마치 내가 무대 위에서 그리한 것처럼.

 

하여튼 놀라운 일일 것이다. 아니 놀랄 것도 없을 것이다. 그녀가 들인 노력과 열정에 비하면. 그녀가 지나온 시간들을 생각한다면. 필자 자신도 충분히 그리 할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어쩐지 그러지 못할 것 같다는 자괴감마저 갖는다. 그래도 부럽고 좋다. 누군가 빛나는 자리에 이르는 것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은 언제나 하염없이 기쁜 일일 것이다. 김가영은 아름답다. 누구보다 아름답다.

 

다행히 최여진도 사람이었다. 박지우도 사람이었다. 예지원과 배지호 역시 다르지 않았다. 드디어 실수를 저질렀다. 실수라고는 없을 것 같던 완벽하던 그들이 한 순간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이 또한 하나의 재미다. 너무 대단하기에 빈틈을 찾게 된다. 송승환의 말처럼 너무나 완벽해서 허술한 부분을 억지로라도 찾게 만든다. 김가영이 놀라운 발전으로 사람을 감탄케 하고 감동케 했다면 최여진과 예지원은 한 순간의 작은 실수로 짓궂은 웃음을 머금게 한다. 자못 통쾌하기도 하다. 그동안 잘 추어도 너무 잘 추었다. 아마추어가 너무 잘하면 그것도 매력이 없다.

 

신지수의 춤은 이제까지 가운데 단연 최고였다고 생각한다. 진정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우아했다. 세련됐다. 그리고 아름다웠다. 효연의 춤에서 느껴지는 에너지는 과연 그녀가 어째서 걸그룹 최고의 춤꾼이라 손꼽히는지 알게 된다. 춤의 리듬을 완벽하게 이해했다. 몸짓이야 마음가는대로 따라가는 것이다. 무대위에서 보낸 시간들이 어수룩하지 않다. 송종국만 아니었다면 22점이라는 점수는 최여진, 예지원과 함께 역시나 최고의 점수로 기록되고 있었으리라.

 

토니안은 지난주에 이어 다시 한 번 남자가 되어 있었다. 서른살 넘은 진정으로 한 여자를 책임질 수 있는 원숙한 나이의 남자다. 다만 알렉스 김의 말처럼 표정이 아쉬웠다. 표정이 조금만 여유가 있었다면. 표정에서 조금만 나이에 어울리는 여유를 보여주었다면 어느새 파트너를 리드할 수 있게 된 그의 모습을 보다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었을 것이다. 이훈의 탈락은 어느 정도 예정되어 있었다. 탈락을 경합했던 토니안조차 이렇게 잘했다. 이훈도 잘했지만 상대들이 너무 안좋았다.

 

한 주 한 주가 다르다. 사람이 다르고 무대가 다르다. 무대가 다르고 사람이 다르다. 그 시간들이 쌓여간다. 감동이 쌓여간다. 이제는 차라리 중독이라 할 것이다. 한 주를 못 보면 한 주가 서운하다. 반드시 보아야 한다. 다음주의 김가영을 기대한다. 송종국을 기대한다. 최여진을 기대한다.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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