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안타까운 팀이 원더걸스다.
물론 박진영 사장 - 나는 그를 가수로서도 프로듀서로서도 안 본다. 사장이다. - 의 의지와 야망은 충분히 존중할만하다. 미국진출 할 만하지. 그런데 왜 하필 원더걸스가?
아직 어린 나이다. 한국에는 가족도 있다. 친구도 있다. 그동안 쌓아 놓은 인연들이 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버려두고, 그것도 단지 사장의 의지에 따라 미국으로? 자발적인 의지라 하지만 예은이었나? 말했던 것처럼 사장이 그러자는데 우리나라 문화에서 아니다 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리고 결국 원더걸스는 미국으로 가서 소모되었다. 차라리 한국시장에서 소모되었다면 나았다. 그래도 얼굴이나 마주하고 실체라는 게 있었으니까. 아무것도 없이 미국시장의 성패에 따라 원더걸스라는 가치는 한국시장과는 상관없이 매겨지고 있었다. 한국최고의 걸그룹이 미국시장에서는 이도저도 아닌 가끔 이슈거리나 되는 아시아출신의 걸그룹으로. 소녀시대보다 한 걸음 앞서 있던 것이 이제 같이 언급되지도 않을 정도로.
선미의 탈퇴는 그런 점에서 당연하다고 본다. 올해 19살이던가? 현아와 동갑일 거다. 현아는 벌써 솔로데뷔를 했다. 솔로로 열심히 활동하며 커리어를 쌓아간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그런 게 없다. 무릎팍도사에 나와 말한 것처럼 1년 넘게 노바디만 부르며 기약없는 활동을 하고 있는 중이다. 가족도 없고, 친구도 없고, 외로운 처지에 전말조차 안 보인다면?
사람이 가장 힘든 게 희망이 없다는 거다. 무어라도 붙잡을 끈 하나만 있으면 사람은 버틴다. 그러나 그 끈을 더 이상 믿을 수 없게 되었을 때 사람은 그 끈을 놓아 버린다. 지금의 원더걸스가 그렇다. 솔직히 아직도 꿋꿋이 버티며 견디고 있는 다른 멤버들이 비정상으로 보일 정도다. 부정적인 의미에서가 아니라 긍정적인 의미에서다. 그만큼 가망 없는 꿈에 매달린다는 건 힘들다는 거다.
선미가 안타깝기보다는 박진영이 안타깝다. 미국진출의 꿈이야 꿈이더라도 왜 그 꿈에 다른 어린 친구들까지 소모시켜야 하는지. 그들의 인생이 박진영의 개인의 야망의 도구에 불과한 것인지. 그런 것이야 그들 스스로가 결정하고 선택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래도 내심 원더걸스의 미국진출과 미국에서의 성공을 응원했던 나로서는 참 씁쓸한 소식이다. 물론 나는 아직도 예은과 선미의 얼굴을 구분 못한다. 요즘에는 그나마 선예랑 유빈은 구분하게 되었는데. 이제 또 새 멤버를 외워야 하나? 아무튼 선미 역시 원더걸스를 나와 오히려 더 잘 풀리고 있는 현아처럼 잘 풀리기를 바라며...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은 거다. 대학에 진학해서 이것저것 다양한 경험과 지식도 쌓고, 새로운 가능성도 고민해 보고, 그리고 다시금 의지가 생겼을 때 더 멋진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도. 들어보니 노래도 꽤 하더만. 솔로로 복귀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아니면 새로운 걸그룹에 도전... 그건 좀 무리일 것 같고. 걸그룹시장은 사실상 포화라. 조금 더 쉬면서 생각해 보기를.
느닷없는 뉴스에 처음엔 낚시인 줄 알았다. 선미의 탈퇴라. 참 힘들었구나... 소희는 과연 괜찮을까? 다른 멤버들은? 여러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가고 있었다. 그러고 보면 아직 어린 나이들인데... 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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